北총참모부, 국경선 8개 여단에 “완전사격 대기태세” 지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무모한 도전객기는 대한민국의 비참한 종말을 앞당길 것”이라며 남측의 무인기(드론) 평양 침투를 재차 비판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본부는 국경선 부근 8개 포병여단을 완전사격 대기태세로 전환할 것을 지시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김 부부장은 13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세계가 공인하는 주요 군사적 공격수단의 하나인 무인기까지 동원해 위험천만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를 감행하고도 책임회피에 더 급급해하던 괴뢰 국방부가 드디여 도발자, 주범으로서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파렴치한 적반하장의 궤변을 내뱉다 못해 또다시 재수없고 푼수때기없이 ‘정권종말’을 운운하며 무엄하고도 자멸적인 선택을 정식 공표했다”며 “이는 최대의 인내심을 가지고 최후의 통첩으로서 한번의 기회를 더 던져준 우리 국가와 인민에 대한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도전이며 전쟁발발의 도화선에 기어코 불을 달려는 특대형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의 깡패들은 아직도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여직껏 해오던 그 무슨 설전을 주고받는 것으로 오판하며 허세부리기의 연속편을 써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 군부는 경거망동을 삼가고 속히 ‘타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행위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은 국방성 대변인도 담화도 공개하고 “괴뢰 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장이라는 자는 이번 사건을 심각히 반성하고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대신 그 경고를 무시하는 것이 최고의 정답이라는 망발을 줴쳐댔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이 보낸 무인기는 민간단체가 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특정한 발사대나 활주로가 있어야 이륙시킬 수 있는 무인기로서 이것을 민간이 날려보냈다는 변명은 통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활주로까지 이용해 국경 너머로 무인기를 날리는 걸 군부와 경찰이 모르고 있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한국 군부 세력이 가담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무인기가 출현할 때에는 대한민국발 무인기로 간주하는 것과 함께 공화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여기고, 우리의 판단대로 행동할 것임을 재삼 경고한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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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총참모본부는 “전시정원편제대로 완전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을 13일 20시까지 사격대기태세로 전환하고, 각종 작전보장사업을 완료하라”는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했다.
군 총참모본부는 한국 무인기(드론)가 또다시 국경을 넘었을 때를 대비해 대상물을 타격하고, 그로 인해 무력충돌이 확대될 상황까지 가정해 각급 부대에 철저한 대처 마련을 주문했다. 통신은 수도 평양에서는 무인기 감시초소가 증강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공화국 수도 평양에 대한 대한민국의 중대 주권침해 도발행위로 하여 일촉즉발의 엄중한 군사적 긴장사태가 조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발 무인기의 우리 국경 및 수도상공침범 추가도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며 “재도발 확인시 즉시적으로 적의 특정대상물들을 타격해야 하는 상황, 그로 인하여 무력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해 각급 부대들이 준비태세를 갖추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이 발표한 ‘중대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이 공화국의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를 감행했다”며 “한국은 지난 10월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12일에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우리는 국경선너머 대한민국발 반공화국 정치 선동 쓰레기를 실은 무인기가 두 번 다시 공화국 영공에 침범할 때에는 그 성분을 가리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 보복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국방부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 주장에 대해 “보낸 적 없다”는 입장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에 대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 인터뷰에서 “북한이 어떤 문제를 제기했다고 해서 우리가 확인해 주는 것 자체가 북한이 원하는 대로 말려드는 것”이라며 “북한의 어떤 언급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북한의 일련의 위협에 대해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 겸, 그보다 중요한 건 북한이 흔들리는 내부 통제에 다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며 “북한은 체제 위협을 국민이 인식해야 체제가 생존하는 ‘역설적 체제’”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후, 지난 12일 발표된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김여정의 담화는 끊임없이 도발을 자행하고 최근에는 저급하고 치졸한 오물 쓰레기 풍선 부양을 해온 북한이 반성은커녕 우리 국민까지 겁박하려는 적반하장의 행태”라며 “김여정은 담화에서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행위’라는 표현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으나 정작 북한은 지금까지 이미 10여회 우리 영공을 침범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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