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층 천연가스 고갈 등 원인
포항 '불의 정원' 불꽃이 꺼져있다(포항시 제공)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경북 포항지역의 명물이던 천연가스 불꽃이 7년 6개월 만에 꺼졌다.
1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의 이른바 ‘불의 정원’ 불꽃이 꺼진 뒤 현재까지 다시 붙지 않고 있다.
이 불꽃은 2017년 3월 한 공사업체가 폐철도를 활용한 공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작했다. 업체 측이 지하수 개발을 위해 지하 200m까지 관정을 파던 중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로 인해 굴착기에 불이 붙었다.
‘금방 꺼질 것’이란 예측과 달리 불이 계속 타오르자 포항시는 그해 말 불이 붙은 굴착기와 주변 흙 등을 보존하고 주변에 방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서도 이 불꽃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거기에 ‘불의 정원’이란 이름을 붙였다.
포항시가 조사한 결과, 불의 정원 지하에는 메탄으로 이뤄진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었지만, 경제성은 없었다.
불의 정원 불꽃은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 사이 겨울에 일시적으로 꺼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포항시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천연가스가 액화해 불이 잘 안 붙거나 천연가스가 고갈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공원관리소 관계자가 불이 꺼지면 토치로 일일이 불을 다시 붙였다가, 2021년 1월에는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해 불을 붙였다.
이 덕분에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때와 같은 집중호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면 불꽃은 계속 타올랐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천연가스가 고갈되면서 불꽃이 생긴 지 7년 6개월여 만인 지난 27일 사그라든 뒤 다시 타오르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가스가 고갈돼 불이 꺼진 것으로 보고, 앞으로 정원을 어떻게 관리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s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