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 “가격경쟁력 확보 위해 온라인 판매”
현대차 노조 “영업노동 배제, 고용안정 위협”
현대차가 다음달 출시하는 1000㏄급 경량 SUV 캐스퍼.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현대차와 광주시가 출자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다음달 1000㏄급 SUV 신차 출시를 앞두고 복병을 만났다. 현대차노조가 인터넷 판매 방식을 놓고 강경 반응을 보이면서 영업과 판매권에 대한 ‘밥그릇싸움’으로 번질 전망이다.
수년간 공들인 신차가 출시하기도 전에 사측과 대기업 노조 간 갈등 양상이 펼쳐지면서 ‘염불보다 잿밥’이라는 지적이다.
18일 GGM과 현대차노조 등에 따르면 현대차노조는 판매위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후 인터넷 판매 방식에 대한 강력한 항의와 신차 판권에 대한 고용안정위원회 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측과 노조는 지난 17일 신차 판매 특별 협의 상견례를 갖고 판매 방식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다. 노조는 4차산업, 비대면 등 트렌드 변화에 따른 조합원 고용유지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노조는 “GGM은 정치권의 반값 자동차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름으로 위장된 반노동자적 포퓰리즘”이라며 “여기에 놀아난 현대차 사측은 노조의 반대에도 개발과 판매를 책임지기로 했고, 인터넷 판매에 대한 결정을 판매위에 통보했다”고 성토했다.
현대차와 노조의 대립 양상은 고용위원회 심의 여부를 놓고 불거졌다. 노조는 영업조합원 5800여명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 측은 단협 40조4항에 근거해 “생산차종 및 판매권 이양을 위해서는 사전 조합에 통보 후 심의 의결해야 한다” 며 “신차의 시장 진입과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위해서는 충성도 있는 기존 영업조직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자동화 시스템. |
이에 반해 사측은 “신차는 외부 업체인 GGM에서 생산되며 인터넷 판매는 판매권 이양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와 노조의 팽팽한 기싸움에 GGM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칫 ‘다 된 밥에 재’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 GGM은 지난 17일 ‘성공적 양상 D-30 합동 점검’을 실시하고 선행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선행 양산에서 생산된 차량은 처음으로 고객에게 전달되는 차량이다. 오는 20일부터 사내 모니터링, 시승용, 전시차, 판매차 등 429대를 양산할 방침이다.
GGM은 올해 말까지 1만2000대, 내년에는 생산량을 연 7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종주 GGM 홍보실장은 “양산 전까지 일일 점검 비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가동률 98%, 조립 합격률 93%를 달성할 계획”이라며 “현대차에서 위탁 주문하고 납품하는 처지라 노조 간 갈등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로 출발한 GGM은 노사 상생 모델로 출발했는데 첫 출발부터 노조와 파열음이 발생하면 판매와 대외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 시는 18일 노사 상생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해 빛그린국가산단에 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 기공식을 한다. 또 노동인권회관과 광주상생일자리재단 개원 등 노사 협력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노조 한 관계자는 “인터넷 판매는 향후 홈쇼핑 등 비대면으로 유통 과정을 생략해 영업노동을 배제하겠다는 뜻”이라며 “판권과 물량은 조합원의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신차 판권은 철저히 고용 안정 문제로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