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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트장·실장·팀장 넘쳐 나는 간부들” 결재 올릴 생각하면 벌써 숨이 턱 [난 누구, 여긴 어디]
삼성전자 지난해 간부급 이상 비중 35%
고령화에 보직 달아야 할 40대 이상 적체
상위 500대기업 중 123개사 50세이상 비중도 22%로 늘어
조직 효율성 증대 위한 거버넌스 재구축 필요
[챗gpt를 이용해 제작]
〈난 누구, 여긴 어디〉

일하는 곳은 달라도 누구나 겪어봤고 들어봤던 당신과 동료들의 이야기. 현재를 살아가는 기업인,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을 다룹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에서 6년차로 일하고 있는 최 모씨는 결재라인만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다. 파트장, 실장, 팀장 등 보직을 맡은 간부급이 많아 일처리가 더디다. 그러나 정작 실무를 하는 젊은 직원들은 적어 늘 손이 달린다고 느낀다. 그는 “조직 규모가 크다 보니 임원이나 간부가 늘어나는 건 이해하지만, 직급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고 느낀다”며 “고령화와 맞물리면서 ‘옥상옥(이미 있는 것에 필요 없이 보태는 것)’ 문제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고령화가 국내 대기업의 공통적인 고민으로 부상한 가운데, 12만명이 넘는 임직원을 보유한 ‘덩치 큰’ 삼성전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간부 자리를 달 때가 된 사람들은 매년 적체되는데, 그렇다고 간부 수를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조직의 혁신성이나 유연성에 제약이 될 수 있고, 인건비 지출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간부급 이상 비중은 35%로 집계됐다. 직원 3명 중 1명은 조직 내에서 팀장, 파트장, 실장 등 보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간부 수는 9만2315명, 임원 수는 1485명이다. 간부급 이상의 비중은 2014년 17.5%에서 10년 사이에 2배 가량 늘었다 올해 6월 반기보고서 기준 상무는 780명, 부사장은 361명이다.

[CXO연구소]

전반적인 고령화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 내 20대 이하 젊은 인력 규모는 2014년 18만 7052명에서 지난해 7만2525명으로 급감했다. 조직 내 비중은 58.6%에서 27.1%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는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최근 3년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회사 123개사의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것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 중 20대 비중은 2021년 23.4%에서 지난해 21.6%로 1.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50세 이상 비중은 같은 기간 20.6%에서 22%로 늘었다.

20대 인구가 줄어들고, 취업이 늦어진 탓이 크다. 여기에 다른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소위 ‘중고신입’ 및 경력 채용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40대 이상 직원 비중은 10년 사이 12.3%에서 30.4%로 늘었다. 지난해 40대 이상 직원 수는 8만1461명으로, 처음으로 20대 이하 직원 수를 추월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 직원 비중의 확대는 인건비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인건비 지출 비율은 14.7%로 2010년 이후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체 인건비를 전체 직원수로 나눈 1인당 인건비 역시 2014년 7048만원에서 지난해 1억4186만원으로 늘었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조직의 비효율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임직원의 고령화로 여전히 팀에서 막내인데, 업무를 할 때 거쳐야하는 조직과 간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진짜’ 일을 위해 쓰는 시간보다 결재를 기다리고 수정하고 다시 올리고 하는 과정에 시간이 더 많이 드는 것 같다”며 “실무 입장에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B 씨는 “언제부턴가 누군가를 승진시키기 위해 일부러 상위 조직이나 자리를 만드는 모습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직을 맡을 때가 된 중장년층 직원들이 늘어나다보니 기존 조직에 빈자리가 없는 상황에서도 억지로 보직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그 자리에 정말 적합한 사람을 선임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 맞춰 자리를 만드는 것 아니냐”며 “조직의 발전에 긍정적인 방법은 절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 삼성전자는 최근 소통 방식을 개선하는 등 조직문화 쇄신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부문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최근 ▷문제 해결 및 조직 간 시너지를 위해 효과적으로 소통하며(Communicate) ▷직급 및 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고(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어(Reveal)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하는(execute) 것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조직문화 ‘코어(CORE) 워크’를 강조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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