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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경매 낙찰가율 3년 10개월 만에 최저치
서울·수도권 아파트 제외 대부분 하락세
“역대급 경매시장 적체현상 지속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정주원 기자] 지난달 전국 경매시장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4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서울 아파트 경매 분위기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비(比)아파트, 업무·상업시설 등의 매물 적체 현상으로 낙찰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며 전반적인 경매시장 침체는 여전한 양상이다.

14일 경·공매 데이터 업체 지지옥션의 ‘2024년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경매(주거시설, 업무·상업시설, 토지, 공업시설) 낙찰가율은 66.3%로 2020년 10월 기록한 65.9%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3.1%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3월과 8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70%대를 유지했던 전국 경매 낙찰가율은 올해 1월 60%대로 하락한 이후 아직까지 7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서울 낙찰가율은 지난달 95.5%를 기록해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경기권도 90.2%의 낙찰가율을 기록해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90%선을 넘겼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주요 지역 및 수도권 선호지역 아파트값 상승 여파가 경매시장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경매시장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건 수도권 지역 비아파트 경매시장은 여전히 침체돼 있고, 이외 지역의 업무·상업·주거 시설 경매 물건이 지속적으로 쌓여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내 다세대·다가구주택·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낙찰가율은 하락세다. 다세대주택은 지난 7월 77.6%에서 지난달 76.03%, 같은 기간 다가구주택은 88.95%에서 68.33%, 연립주택은 89.83%에서 85.37%로 떨어졌다.

또한 지방 아파트 낙찰가율도 하락세를 보이며 수도권과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광주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 84.2%로 전월 대비 10.2%포인트 하락했다. 부산은 73.7%로 4.7%포인트 하락해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강원(71.7%)도 전월 대비 15.0%포인트 떨어져 올해 최저치를 나타냈다. 제주 낙찰가율은 69.5%로 2020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주거시설 외에 업무·상업 시설도 전국적으로 경매물건 적체 현상이 지속되는 등 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전국 업무·상업 시설의 낙찰률은 20.6%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떨어졌고, 낙찰가율은 3.6%포인트 하락한 57.8%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2.2명) 대비 0.3명 줄어든 2.5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역·종목별 편차가 심해 경매시장의 분위기를 구분해 판단해야한다고 전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호재기였던 2021년과 비교해 이자 부담이 크고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매매시장에 나와서도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차시장도 수익률이 받쳐주지 않고 금리도 여전히 높아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경매 물건 수가 금융 위기 끝자락인 2013년도 이후 11년 만에 역대급”이라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서울 아파트 시장 한정이고 그 외의 전체적인 경매 시장은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속에 아직 거래가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영상=이건욱PD}
jookapooka@heraldcorp.com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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