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약 우유·철분제 녹차 주의
바나나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약이 쓰다는 이유로 약을 섭취할 때 과일주스를 마시는 이들이 있다. 또는 약을 먹은 후 쓴맛을 없애려 달콤한 과일을 먹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과일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우유, 커피, 콜라 등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혈압약이다. 고혈압약을 먹을 때는 특히 과일을 조심해야 한다. 자몽, 바나나, 포도, 오렌지 또는 이를 사용한 주스와 상극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고혈압은 혈압을 낮추는 방식에 따라 여러 약이 있다. 니페디핀(nifedipine), 펠로디핀(felodipine), 니솔디핀(nisoldipine) 등 칼슘길항제 계열의 고혈압약은 자몽 또는 자몽주스·자몽에이드를 피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임상영양학저널에 실린 논문(2009)에서 자몽주스와 혈압약을 함께 먹으면 자몽 속 푸라노쿠마린(furanocoumarin) 성분이 약물 대사를 방해해 약물 농도가 3배 짙어진다고 밝혔다. 강해진 약효로 혈압이 과하게 떨어져 저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몽을 먹었다면 최소 2시간 이후에 고혈압약을 복용한다.
포도 역시 같은 이유로 고혈압약과 피하는 것이 좋다. 포도주스는 고지혈증 약(스타틴)과 안정제(벤조다이아제핀계)와 함께 먹어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고혈압약 중에는 혈압을 높이는 나트륨을 내보내기 위해 우리 몸의 칼륨을 붙잡아두는 것도 있다. 칼륨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서다. 칼륨이 잘 빠져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고칼륨 식품을 먹으면 칼륨 과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칼륨은 바나나, 오렌지에 많다. 바나나와 고혈압약을 함께 먹으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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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을 묽게 해주는 와파린약은 비타민K가 많은 녹색 채소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K가 피를 잘 응고시키기 때문이다.
변비약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지 않는다. 우유의 알칼리성 특성이 약 표면의 코팅을 녹이면 대장으로 가기도 전에 위에서 녹는다. 약효가 떨어지고, 위장 장애도 생길 수 있다.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 차도 피한다. 카페인이 약의 대사를 막아 효과를 떨어뜨린다. 또 감기약과 함께 먹을 때는 졸음을 막아 숙면을 통한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철분제를 먹는다면 녹차와 홍차, 우롱차를 주의한다. 찻잎의 쓴맛을 내는 탄닌이 철분과 결합해 체내 흡수를 떨어뜨린다. 콜라 등의 탄산음료는 탄산의 산성이 약물을 식도로 역류시키거나 위벽을 자극할 수 있다.
의학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약 복용 음료는 ‘미지근한 물’이다. 양은 250~300㎖ 정도로 충분히 마신다. 약이 식도에서 녹는 것을 막고, 약의 흡수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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