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대단지 대비 가격은 낮지만
“당장 집값 오름세 기대 어려워”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서울 부동산 ‘패닉 바잉’ 분위기에 직장과 가까운 동대문구 및 성북구쪽 역세권 아파트를 찾고 있다. 김씨는 “자금 부담에 역세권 인기 대단지는 언감생심”이라며 “나홀로 아파트 등 소규모 단지도 눈여겨보고 있지만, 투자가치 때문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 전반에 가격 상승세가 불붙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거래가 뜸한 소규모 단지 또한 몸값이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가구 수가 적은 아파트는 주요 대단지와 입지가 비슷해도 커뮤니티 시설 및 투자가치 등이 부족해 가격은 훨씬 낮은 사례가 많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구 장안동 80가구 규모 나홀로 아파트 ‘태솔3차’ 전용 55~59㎡는 5억1000만~5억5000만원 사이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8월에 최고가 5억3000만원(11층)에 마지막으로 거래됐다. 인근에 위치한 2182가구 규모 대단지인 ‘장안현대홈타운1차’ 전용 58㎡는 올해 들어 중개거래 기준 8억1000만원에 팔렸고, 호가는 7억8000만~8억6000만원 수준으로 2배에 달한다.
인근 인기 단지 대비 낮은 호가 형성뿐만 아니라 부동산 회복 분위기 속 하락 거래도 적지 않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150가구 규모 소단지 ‘삼희’ 전용 59㎡는 지난 6월 말 4억1000만원(7층)에 팔렸다. 이는 올해 3월 동일 평형 거래가격(5억8500만원·5층)보다 1억7000만원가량 내린 가격이며, 2019년도 거래가격 수준이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2652가구 규모 대단지 ‘래미안 위브’ 전용 59㎡는 지난달 11억5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위치한 115가구 규모 나홀로 아파트 ‘현대프라자’ 전용 59㎡는 지난달 5억원(5층)에 손바뀜됐다. 해당 평형 지난해 8월 거래가는 5억9700만원(4층)으로 1년 새 오히려 거래가격이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물론 인근 단지 가격 회복세와 맞물려 상승 거래가 이뤄진 곳도 있다. 강동구 고덕동 99가구 규모 소형아파트 ‘고덕대우’ 전용 96㎡는 지난 6월 9억1000만원(3층)에 새 주인을 맞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동일 평형 거래 가격(8억1500만원·1층) 대비 1억원 가까이 회복한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동짜리 아파트 및 소규모 단지가 당장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지금 수요자들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때문에 매입에 나서는데, 나홀로 아파트는 그런 메리트가 적어 수요가 확 늘거나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도 “나홀로 아파트의 경우 전세 수요는 있어도 통상적으로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내년까지 계속 오른다면 나홀로 아파트에도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 아직은 수요자 입장에서 여러 선택지 중 하나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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