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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집 지어놨더니 담배피우고 술마시고” 싸움만 키우는 ‘공공통로’ [부동산360]
공공보행통로 반영 계획 놓고 시끌시끌
의무 포함 아니지만 단지별 필요성 상이
다만 ‘소유주 편의’ 이유로 배제 어려워
서울 용산구 및 서초구 아파트 단지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 최근 서울 강동구 한 재건축 조합에선 지구단위계획에 반영된 ‘공공보행통로’를 놓고,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이를 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공공통로에서 외부인이 흡연과 음주 및 고성방가를 하거나 통로와 연결된 공원이 우범지대화될 우려가 있단 것이다. 아예 공공통로 대신 다른 항목을 넣어 인센티브를 받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 서울 재건축 아파트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인 공공보행통로를 놓고 주민들 사이에서 사유지 침해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일부 재건축 아파트에선 공공통로 개방 약속을 지키지 않고 불법 담장을 둘러 논란이 됐는데, 아예 처음부터 공공통로를 제외하고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반영된 공공통로를 소유주 편익을 위해 배제하는 안은 수용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공공보행통로는 지구단위계획에 반드시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작은 단지에서 억지로 수요가 없는 길을 낼 필요는 없어서다. 그러나 대단지에서는 재건축 사업으로 기존 길이 사라질 수 있고, 공공통로를 내지 않으면 인근 주민이 길을 빙 둘러 가야하는 등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시는 지난해 공동주택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기준을 손질했고, 주민들은 공공보행통로를 만들면 사업성 개선에 따른 재산상의 이익을 얻게 했다. 서울시의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시는 재건축 사업에서 공공보행통로 등을 조성하는 경우 허용용적률을 추가해준다. 허용용적률이란 지구단위계획이나 재개발 등을 통해 요건을 채울 때 정해지는 인센티브 용적률을 말한다. 이런 인센티브 항목은 정비계획 수립 시 공공보행통로 등 보행 동선을 중심으로 개방공간을 조성하거나 지역주민 개방 시설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보행통로는 24시간 상시 개방을 위해 ‘지역권’을 반드시 설정해야 한다. 사업시행계획인가 시 지역권 설정을 조건으로 승인한다. 지역권은 통행 등 일정목적으로 타인토지를 자기토지 편익에 이용하는 권리로, 공공보행통로는 조합의 땅에 만들어지더라도 주민 외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아예 공공보행통로를 정비계획에서 배제하고 추진하면 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공통로 설치 대가로 인센티브를 받고, 이에 따른 용적률이 고려된 기존 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일부 주민들의 주장처럼 단순히 소유주 편의를 위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입안하는 것은 수용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유지 개방에 부정적인 주민들이 많아, 관련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일부 재건축 아파트에선 공공보행통로에 불법 담장을 설치하더라도 강제 철거가 어렵다보니 나몰라라 태도로 일관하는 사례도 이어진다. 이 같은 불법담장은 위반건축물로 등록되더라도 지자체의 강제 철거가 어렵고, 이행강제금 수준이 높지 않아 개방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다.

결국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전제로, 사후관리 강화가 현실적인 해결책이란 조언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행정기관에서 용적률을 제공할 때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건축물 사용 승인이나 건축 허가 경우에도 조건부로 허가를 내주는 등 행정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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