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거래가 대비 35억원 ‘껑충’…‘집값 띄우기’ 추측도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정상 거래로 봐야…적정 가격”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재건축이 당장 안 되더라도 한 평이라도 가치 있는 땅을 사겠다는 거죠.” (서울 압구정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서울 한강변 ‘재건축 최대어’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에서 역대 최고가에 매매 거래가 체결돼 화제다. 1978년 준공돼 40년을 훌쩍 넘긴 구축 아파트가 100억원대에 새 주인을 찾으면서 “역시 강남은 다르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에다가 초고가 거래이다보니 ‘이상 거래’라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6·7차 전용면적 245㎡(76동·10층)은 지난 27일 115억원에 매매 됐다. 직전 거래였던 2021년 4월(76동·11층) 80억보다 무려 35억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같은 평형이 매물이 120억원(76동·9층)에 나왔다.
해당 아파트는 방 7개, 욕실 3개인 대형 평형이다. 압구정 3구역에서 대지 지분(37.75평)이 가장 넓어 향후 조합원 분양 과정에서 펜트하우스를 배정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 매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압구정동 K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해당 아파트는 독보적인 ‘RR(로얄동·로얄층)’로 펜트하우스 입주를 기다리는 사람이 거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해당 아파트가 직거래다보니 ‘실거래가 띄우기’가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21년 4월 80억원 직전 거래도 자전 거래(거래계약이 없었음에도 허위로 신고) 의혹을 받아 정부 조사를 받았지만 의심할 만한 혐의점을 발견해지 못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은 이번 거래도 “아직 등기되지 않았지만 정상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같은 평형이 120억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정상 거래가 맞다”며 “해당 아파트를 매수한 수요층은 청담동이나 압구정동에서 150억원대에서 200억원대에 거래를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 입장에선 115억원 집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셈”이라며 “아파트보다 미래 투자 가치가 높은 땅을 사서 묻어두겠다는 계산”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압구정동 K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도 “직전 거래가(80억원) 대비 상승폭(35억원)이 커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그동안 시세 반영이 안됐을 뿐 매물 호가가 평당 1억40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적정한 거래 가격”이라며 “현재 한강변 65평 호가가 90억원 수준인데, 로얄동·로얄층인데다 80평인 해당 물건 가격은 110억원을 훌쩍 넘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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