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량이 줄어드는 계절에는 비타민 D가 부족해지기 쉽다.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 중 하나는 비타민 D다.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비타민 D의 주요 공급원인 햇빛을 쬐는 시간도 감소되기 때문이다. 비타민 D 합성 능력이 떨어지는 70세 이상의 노인은 비타민 D 부족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더욱이 환절기에는 면역력에 관여하는 비타민 D가 결핍되지 않아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D 이미지 [123RF] |
그동안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증가시켜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 부각된 기능은 면역 유지와 항암 작용이다.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 D는 면역세포에 작용해 항균 물질을 생성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암세포 사멸에 작용한다는 연구도 잇따라 발표되면서, 비타민 D는 ‘항암 비타민’으로 불려진다.
독일 암연구센터인 벤 스톡커 박사 연구팀은 올해 국제 의학저널 ‘노화연구리뷰’에 실린 논문에서 매일 비타민 D3를 섭취한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2% 감소했으며, 이러한 효과는 70세 이상의 노인에서 가장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비타민 D가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도 나왔다. 올해 6월 국제 학술지 ‘소화기학’에 실린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의 류승호·장유수 교수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성인 23만여 명을 6.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충분’한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대장암 위험률이 최대 59% 낮았다.
다만 아직 명확한 근거가 입증되지 않았기에 비타민 D의 항암 효과를 지나치게 기대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비타민 D결핍이 지속될 경우 여러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의학계의 공통된 결론이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비타민 D 결핍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8만6285명에서 2021년 24만7077명으로 거의 3배가 늘었으며, 남성 83%, 여성 88%가 ‘결핍(혈중 농도 30㎍/㎖기준)’ 상태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비타민 D의 경우, 적정 섭취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이현숙 동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인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한국인의 비타민 D 섭취에 기여가 가장 큰 식품은 ‘계란’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 연구팀은 논문에서 “비타민 D는 뼈 건강뿐 아니라 비만·대사 증후군·심혈관 질환·암·당뇨병의 예방, 감염병에 대한 면역 등 다양한 건강상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비타민 D는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합성되지만,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의 불충분한 섭취는 비타민 D 결핍 상태를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들 [123RF] |
비타민 D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전 세계 식품 업계는 비타민 D 함량을 강화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주스나 두유 등의 음료부터 에너지바, 젤리, 스낵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시리얼 품목에서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최근 식품의약국(FDA)이 규정 변경을 통해 시리얼 제품의 비타민 D 함량 수준을 기존보다 올렸다. 시리얼 제품 100g 당 비타민 D3 함량을 560IU까지 허용한 것이다.
비타민 D 함량이 강화된 식품이나 영양제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천연 식품으로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은 가장 안전한 해결책이다. 계란 노른자를 비롯해 연어·고등어·청어·참치처럼 등푸른 생선, 유제품 등에 풍부하다.
식물성 식품인 버섯에도 들어있다. 지난해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에 실린 이삼빈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비타민 D인 ‘비타민 D2’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햇볕에 자연 건조한 꽃송이 버섯이었다. 이어 자연 건조 표고버섯·자연 건조 양송이버섯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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