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가철로그룹이 지난 7월 게시한 객차 안 에티켓 영상 중 한 부분. 여성이 화장을 하다가 옆자리 승객에게 민폐를 끼친다는 내용이다. 영상이 공개되고 난 후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웨이보 등 중국의 각종 SNS에서 이 논란을 소재로 영상이 추가 제작되고 있다.[틱톡 캡처]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여성들에게 기차 객실 안에서 화장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에티켓 홍보 영상을 중국 국영 철도회사가 내보내며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중국국가철로그룹(China Railway)이 ‘더우인(중국판 틱톡)’ 공식 계정에 올린 에티켓 영상이 최근 두 달 동안 웨이보 같은 소셜미디어플랫폼에서 네티즌 사이게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지난 7월 공개된 영상에는 승객들의 반사회적 행동을 줄이기 위한 철도 캠페인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 다른 사람의 자리를 빼앗거나 너무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에는 한 여성 승객이 기차 좌석에 앉아 로션과 파운데이션을 바르다가 옆자리의 남자 승객에게 파운데이션을 쏟는 장면이 이어졌다. 피해를 당한 이 남성은 “아가씨, 나는 화장을 할 필요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이 여성은 곧장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남성에게 묻은 화장품을 닦아 준다.

1분 남짓한 영상이 촉발한 논란은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기준 관련 해시태그는 조회수 3억4000만건, 댓글 2만건을 기록했다.

많은 시민들은 해당 영상을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왜 미개한 행동에 여성의 메이크업이 들어가는가”라며 “화장은 문명화된 행위”라고 적었다.

또 다른 사람은 “다음 조치에서는 여성의 기차 탑승을 완전히 금지할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국영 언론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광고를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난팡데일리에 처음 게재된 논평에서는 “객실 내 메이크업은 가장 흔하게 접수되는 불만 사항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은 기차에서 화장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화된 통근 형태를 옹호하고 다른 승객의 감정을 배려하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 철도 고객서비스에 문의한 결과 열차 내 화장 금지는 실제 규정에 없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