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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 쓰레기 따로 버린다니, 귀찮게 왜?” 중국에선 깜짝 놀랄 일 [지구, 뭐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음식물 쓰레기만 따로 버리는 걸 보고 정말 놀랐어요. 쓰레기봉투를 돈 주고 사요?”

한 중국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한국에 살면서 가장 놀란 게 “쓰레기 분리배출”이라고도 했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 거주 중인 회사원 A씨는 정반대다. 그는 “1년간 중국에 살면서 가장 편한 게 사실 쓰레기 버리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캔이나 PET병은 물론 음식물 쓰레기도 사실 고민할 게 없어요. 그냥 다 담아서 버리면 됩니다. 음식물을 따로 버리라는 안내가 있긴 한데, 아무도 안 지켜요.”

중국만의 일도 아니다. 최근 미국 뉴욕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법안이 통과되면서 거센 논란에 직면했다. 제로 웨이스트의 어떤 강력한 규제가 있기에 이처럼 논란이 일고 있을까. 바로 이 법안의 내용은 다름 아닌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에 섞어 버리지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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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의 쓰레기 분리배출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귀감이 될 만하다. 최근엔 뉴욕타임스(NYT)에서도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 문화를 귀감이 될 사례로 집중 조명했다.

물론 갈길은 멀다. 하지만 적어도 쓰레기를 조금이라마 줄이려는 시민의식만큼은 세계적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최근 미국 뉴욕시의회는 기후변화 대책 일환으로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을 주도한 섀하나 하니프 시의원은 “현재 뉴욕 주민들은 심각한 대기오염을 경험하고 있다”며 “시급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뉴욕시가 행동에 나서도록 모두 단합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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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뉴욕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와 섞어 버렸다. 음식물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와 함께 고스란히 매립된다. 뉴욕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20%는 매립지에 묻힌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몫이다. 건물(35%), 교통(21%)에 이어 일반 쓰레기처럼 묻힌 음식물 쓰레기가 온실가스 주범이 된 것.

최근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 문화를 집중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음식물 쓰레기를 잘 활용하는 방법(How South Korea Puts Its Food Scraps to Good Use)’이란 제목의 기사로 “20년 전에 음식물 쓰레기의 매립을 금지한 한국에선 동물 사료, 비료 및 가정 난방용 연료로 이를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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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를 분리배출하고 이를 사료·연료로 사용하는 게 우리로선 너무나 당연한 문화이지만, 이 자체가 미국으로선 놀라운 대안인 셈. NYT는 뉴욕시 공무원의 말을 인용하며 “뉴욕시가 수년 동안 한국의 음식물 배출 시스템을 관찰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식문화는 때론 몇 개, 하지만 또 때로는 12개 이상의 반찬이 식사까지 함께 제공돼 음식물 쓰레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놀라워했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도시에 (음식물을 분리배출하는)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한국처럼 국가 차원에서 적용한 나라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법안 통과 후 뉴욕시는 반발도 적지 않다. 음식물 쓰레기를 굳이 분리배출하느냐, 적응하기까지 상당시간이 필요하다는 반발 등이다.

중국은 어떨까. 일부 지역에선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도록 제도화하기도 했다. 일례로 베이징은 2020년부터 쓰레기 분리수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재활용품이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다른 쓰레기와 분류해서 버리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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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생활에선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중국 베이징에서 최근까지 근무한 회사원 B씨는 “주변에서 분리배출을 지키려고 신경 쓰는 사람은 중국 생활을 막 시작한 한국인밖에 못 봤다”고까지 했다.

이 정도로 한국의 분리배출 문화는 훌륭하다. 높은 시민의식과 선도적인 제도 정착은 분명 칭찬받을 일이다.

다만, 여전히 과제도 적지 않다. 환경단체 등에서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배출 단계의 높은 시민의식에 비해 너무나 낙후된 수거·선별·재활용 단계. 즉, 시민들이 분리배출을 철저하게 해도 수거 단계에서 다시 섞이거나, 선별 단계에서 시스템이 부족해 결국 분리배출이 무용지물인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투명페트병의 경우에도 분리배출·수거하더라도 정작 전국 선별장 중 투명페트병만 별도 선별하는 시설을 갖춘 곳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성숙한 분리배출 문화에 이어 수거·선별 등 전 과정에서 투자와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시민이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한국환경공단이나 환경부 등 정부가 나서서 분리배출 이후에도 전문 체계와 인프라가 갖춰지도록 시장을 조성하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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