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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 방미 행보 와중…韓에선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처리[이런정치]
총선 넉 달 앞두고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통과 전망
與 “尹, 부인이 수사 받게 놔두겠냐...거부권 행사할 것”
野, ‘김건희 리스크’ 공세 지속될 듯…“대통령 4법 발의”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내부를 관람하던 중 블루룸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김건희 특검법’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방미 중인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넷플릭스 투자유치 성과를 보고받는 등 활발 행보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은 ‘김건희 특검법 패스트트랙’을 당론으로 지정해 관철시켰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법상 패스트트랙 최대 심사기간인 240일 뒤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총선을 불과 넉 달 앞둔 시점에서 ‘김건희 특검’이 실현돼 내년 총선 최대 화두 또한 ‘김건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등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법’은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총 투표수 183표 중 찬성 182표 반대 1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 토론 뒤 표결이 시작되자 단체로 자리를 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퇴장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방송법, 간호법, 특검법 표결 때마다 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야권이) 정치적 목적으로 정략적으로 입법폭주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고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다음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보훈요양원에서 한국전 참전용사인 해리 밀러 씨에게 제복과 태극기 배지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특별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

이번 특검법은 김 여사의 광폭 행보 중 이뤄진 것이라 주목된다. 국내에서도 개인 일정을 늘리던 김 여사는 방미 중에도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접견 ▷워싱턴 D.C 소재 보훈요양원 방문 ▷워싱턴 D.C 소재 국립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호프 온 휠스(Hope on wheels)’ 특별 후원 기념행사 참석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에서 북한 전문가, 탈북민과의 만남 등 개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김 여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소재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 군의 어머니를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 전체가 연대하여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알리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북핵 억제 방안 등을 집중 논의 중인 상황에서, 김 여사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뜻을 함께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처리 시기 또한 여야 의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국회법 상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80일 이내 심사해야 한다. 법사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특검법은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 60일 이내 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법안은 늦어도 올해 12월 내에는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총선을 불과 넉 달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 부인을 겨냥한 특검법이 가동되는 셈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김건희 특검법·50억 클럽 특검법 신속 처리 안건 지정 발의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지렛대로 삼아 내년 총선까지 윤석열 정부의 ‘김건희 리스크’를 부각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27일 ‘대통령 4법’을 발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용산 이전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운영·보안 문제를 처리할 대통령집무실법, 천공 방문 시비 의혹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대통령관저법,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통령비서실법, 적절한 역할과 지원 시스템을 공적으로 안정화하는 대통령배우자법 등 대통령 4법을 곧 성안해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넷플릭스 보고 건도 그렇고 방미에서의 사진을 봐도 그런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에는 신평 변호사의 건비어천가(김건희+용비어천가) 수준의 대통령 최고 정치 자산 발언까지 나왔다”며 “이런 문제를 시중의 농담거리로 놔두는 것보다는 정상적인 국정 시스템 속에서 다뤄나가는 게 좋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행보를 ‘정치적 쇼’로 보고 ‘김건희 지키기’에 나섰다. 소수여당의 입장에서 윤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인데 민주당이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특검을 밀어붙이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부인이 검찰 조사를 받게 두겠냐,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고 그럼 다시 국회에서 200표 이상의 찬성 표를 받아야 하는데 야권 표를 다 합쳐도 그만큼 안나온다”며 “결국 정치적 쇼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의 요구를 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일반 법안보다 본회의 통과 요건이 까다롭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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