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개막해 사흘간 치러지는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행사 ‘컴업(COMEUP) 2022’에서 서동은 리플라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리플라는 특정 플라스틱 재질만 골라 분해하는 균을 통해 재활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리플라는 컴업이 매년 선발하는 유망 스타트업 ‘컴업스타즈’에 선정됐다. [사진=최준선 기자] |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COMEUP) 2022’이 최근 막을 올린 가운데, 친환경 솔루션을 내건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해 행사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컴업은 전 세계 스타트업과 투자사가 모여 교류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다. 2019년까지 중소벤처기업부가 국내 위주로 운영하던 ‘벤처창업대전’을 글로벌 행사로 개편한 것으로, 특히 올해부턴 코리스타트업포럼이 주관하는 민간 주도 행사로 탈바꿈했다. 올해 컴업의 슬로건은 ‘세상을 움직이는 스타트업(We Move The world)’이다. 지난 9일 개막한 컴업은 11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지난 10일 오전,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COMEUP) 2022’에서 다수 스타트업이 부스를 운영하며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지난 9일 막을 올린 컴업은 11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사진=최준선 기자] |
전 세계가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최근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는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컴업의 주요 축으로 등장했다. 분리수거 대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커버링’, 미생물로 재활용 플라스틱의 순도를 높이는 ‘리플라’,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는 ‘씨드앤’, 전기이륜차의 확산을 돕는 ‘에임스’가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전 세계 38개 지역, 881개 스타트업들과 경쟁해 12.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총 70곳으로 추려진 ‘컴업스타즈’에 이름을 올렸다.
커버링은 분리수거 대행 서비스 ‘리클’을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를 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동시에, 엄격한 선별을 통해 재활용률을 높여 환경에 기여한다. 폐기물 처분을 시작으로 중고 물품까지 품목을 확장해 ‘모든 물품을 편리하게 처분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하는 것이 리클의 목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고객은 모든 생활 쓰레기를 일반, 음식물, 재활용 구분 없이 봉투에 담아 배출한 뒤 모바일앱을 통해 수거를 신청하면 된다. 배달음식, 냉장식품 등 형태가 혼합된 쓰레기도 처리가 가능하다. 이용 요금은 쓰레기의 종류별, 무게별로 측정돼 앱을 통해 고지된다. 커버링에 따르면, 3개월 이상 리클 서비스를 사용한 고객의 익월 재사용률은 94%에 달한다.
커버링이 서비스하는 모바일앱 ‘리클’ 화면 갈무리 |
리플라는 특정 형태의 플라스틱만 골라 분해하는 미생물 소화조를 통해 재활용 플라스틱의 순도를 향상시키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플라스틱 순도를 향상시킬수록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들이 고객이다. 2018년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매일 30t가량을 처리하는 폴리프로필렌(PP) 분리공장의 경우 연매출이 약 73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리플라는 추산하고 있다.
‘컴업(COMEUP) 2022’ 행사장에 설치된 ‘리플라’ 부스의 모습. [사진=최준선 기자] |
리플라의 잠재 고객인 분리 공장은 전국적으로 약 2000개. 그 중 하루에 30t 이상 처리하는 공장은 500여개이고, 150t 이상 처리해 연 매출이 500억원 가까이 되는 공장만 해도 200개에 달한다. 그 중 25개 공장에 탱크 2대씩만 판매해도 약 150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리플라는 내다보고 있다.
리플라는 국내 최초 임팩트 투자사인 소풍벤처스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 최근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먹이, 온도, 습도, 산소량 등 미생물에게 제공할 환경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올해 중 마무리하고 내후년부터 본격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여름철 실내 온도가 너무 추워 여벌옷을 따로 챙겼던 경험은 우리 모두에게 흔하다. 이처럼 냉난방에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비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리프(Leaf)’를 운영하고 있는 씨드앤이 대표적이다.
리프는 여러 공간에 설치된 시스템 에어컨에 별도의 기기를 부착하고, 앱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프랜차이즈, 사옥, 무인시설 등 전국 약 3000개 공간에서 확보한 1억개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건물 에너지 소비를 관리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돼, 씨드앤은 지난해 카카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컴업(COMEUP) 2022’ 행사장에 설치된 ‘씨드앤’ 부스에 냉난방 원격 관리 기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최준선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교통·운송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14.4%에 달한다. 발전(공공 전기 및 열 생산, 32.7%) 부문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가용에 쓰이는 경유,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전기로 대체하는 것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에임스는 전기 이륜차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환형 플랫폼 ‘나누’를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전기 스쿠터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4시간으로 짧지 않다. 매일 적잖은 거리를 운행하는 배달대행 및 퀵서비스 근로자 입장에서 전기 스쿠터를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들도 부담 없이 전기스쿠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에임스는 간편하게 완충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언제 어디서든 교체 스테이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배터리 잔량도 앱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에임스의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 [에임스 홈페이지 갈무리] |
에임스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2에도 참여해 나누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전국에 약 40기의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전용 전기이륜차를 개발해 누적 판마대수 400여대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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