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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초마다 원자폭탄 4개 폭발 열에너지 바다에 흡수…해양생태계 멀쩡할 리 있나” [지구, 뭐래?]
남성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부교수 인터뷰
남성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부교수 [남성현 교수 제공]

“매년 바다에 흡수되고 있는 열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1초마다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이 4개씩 폭발하는 수준입니다.”

남성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부교수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로 바다에 엄청난 열 에너지와 탄소가 흡수되고 있으니 바다 환경과 생태계가 멀쩡할 리 없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인류의 탄소 배출량이 자연 생태계가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하고 있으며, 높아진 해수 온도와 해수면이 재앙적 기상 이변을 가져오리란 경고다.

남 교수는 기후환경 분야의 대표 학자로 꼽힌다. 서울대 해양환경관측연구실에서 바닷속에 투입된 여러 무인관측장비와 인공위성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해양 환경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역학 과정을 규명하고 있다.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 ‘2도가 오르기 전에’ 등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남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이제 많지 않다. 하지만 증가된 열 에너지가 지구 내에서 어디에 흡수되고 있는지는 종종 간과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로 증가된 열의 90% 이상은 모두 바다에 흡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가 열 에너지를 과다 흡수하면 해수의 온도가 높아지고, 따뜻해진 바닷물은 남극의 얼음을 더 빨리 녹인다. 여기에 열 팽창 효과까지 더해지면 해수면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지게 된다.

남 교수는 “해양 생태계는 온난화, 산성화, 저산소화라는 심각한 위협에 놓였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는 탄소 포화도가 낮아지고, 동시에 식물성 플랑크톤도 감소해 탄소 흡수력이 약해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오늘날 지구 환경 문제를 풀기 위해선 우선 해양 과학 수준을 크게 높여야 한다고 남 교수는 강조했다. 인류가 바다를 과학적인 탐구의 대상으로 여겨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부터다. 육지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 탓에 자연 과학 중에서도 가장 늦게 탐구가 시작됐으며, 이 때문에 기후 위기 대응에 가장 중요한 해양의 역할을 간과해 왔다는 것이 남 교수의 평가다.

최근 유엔(UN)이 2021년부터 2030년까지를 ‘해양 과학 10년’으로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남 교수는 그동안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바다에 대한 과학적 이해도를 높이는 일이 향후 10년간 우리의 생존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인식하게 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 정부가 ‘30x30’를 공식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30x30’는 오는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글로벌 해양 보호 캠페인이다.

남 교수는 “관할 해역을 벗어난 공해상의 해양보호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공표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전 지구적인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으로의 대전환에 앞장서며 리더십을 확보하는 장기적인 국익까지 고려하는 안목을 가져야 하겠다”고 제언했다.

한편, 남 교수는 오는 26일 서울 노들섬에서 열리는 제2회 ‘H.eco포럼’(헤럴드환경포럼) 제2세션 ‘해양 생태계 변화’에서 대담자로 나선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코리아의 김연하 캠페이너와 대담을 통해 남 교수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해양의 중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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