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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는 1988년 설립된 국제 협의체로, 기후변화와 관련해 가장 구체적이면서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IPCC는과학적 분석을 다루는 실무그룹1과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적응·취약성을 다루는 실무그룹 2, 그리고 기후변화 완화를 다루는 실무그룹3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는 실무그룹2 보고서이며 오는 9월께 최종 보고서가 공개된다. 이번 보고서는 270명 과학자, 195개국 정부 승인을 거쳐 나왔으며, 한층 강하게 기후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위기로 인한 불안, 스트레스 등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증가할 것이며,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젊은층, 노년층, 기저질환자 등에게 특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위기가 정신질환이나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악화 위험을 높인다고도 평가했다.
IPCC 보고서에 처음 언급되긴 했지만, ‘기후 우울증’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계 등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증상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있다는 감정으로 분노, 포기, 불안 등의 부정적 정서를 느끼는 증상이다. 이미 2017년 미국심리학회는 기후위기에 만성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을 ‘기후 우울증’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레타 툰베리 |
기후 우울증과 관련, 널리 알려진 게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다. 그는 8살 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지만, 이후 기후변화에 세상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사실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러면서 학교 대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1인 시위를 하면서 세상에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됐다.
MZ세대일수록 기후위기에 더 큰 공포감과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작년 모건스탠리는 “기후위기 두려움으로 출산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으며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블라이스 페피노는 ‘출산파업’ 운동을 이끄는 사회운동가다.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세계에선 아이를 낳는 게 오히려 잘못된 일이라는 의미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대책을 만들지 않는 한 출산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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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기후위기와 기후 우울증이 출산율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경고는 세계 각국 조사에서 이어지고 있다. 인구 증가를 줄여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나 기후위기와 기상이변이 극심한 세상에 아이가 자라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과연 이는 지나친 비약일까? 기후위기가 우울증을 야기하고, 기후위기가 저출산으로 이어진다는 분석. 내가 어른이 될 때면 빙하가 모두 녹아버린 세상, 사막으로 변해버린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고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겐, 그 암울한 두려움이 지나친 비약일까? 그런 아이들을 보며,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우울감은 민감한 일부만이 겪고 있는 심정일까? 6차 보고서가 인류에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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