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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676만→1억5246만…장기보유자 양도세 2배, 비과세 기준 상향효과 ‘0’ [부동산360]
서울 평균 아파트값 10년간 6억 올랐는데
與 “양도차익 5억 넘으면 장기보유공제 줄인다”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 9억→12억 올려도
고가주택 장기보유자엔 효과 없어…세 부담 늘듯
사실상의 양도세 중과…‘부자감세’ 비판에 ‘부자증세’
“거주 목적의 1주택자 세금까지 중과하면 어쩌냐”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유리창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높여 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소유하는 이들의 세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양도차익에 비례해 줄이기로 하면서 1주택자 상당수가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과세 기준 상향으로 과세 대상액이 줄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율 하향으로 공제액이 더 큰 폭으로 줄어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액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고 1주택자에 적용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차등하는 내용 등을 담은 양도세 개편안을 마련하고 최종 검토 중이다.

현행세법에 따르면 1가구 1주택자는 2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위는 양도차익에 따라 차등 공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공제혜택을 양도차익 5억원 이상부터 낮추는 안과 10억원 이상부터 낮추는 안이 제시됐으며 이 가운데 ‘5억원’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5억원안을 적용할 경우 10년 이상 보유·거주 기준 양도차익이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면 70% ▷10억원 초과~20억원 이하면 60% ▷20억원 초과면 50%의 공제혜택을 받는다.

특위안대로 라면 1주택자도 고가 주택에 살 경우 사실상의 양도세 중과 조치를 적용받게 된다.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부자 증세’를 택한 셈이다.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가 김종필 세무사에 의뢰해 특위 개편안 적용 시 주요 아파트 단지의 양도세액을 시뮬레이션(모의계산)한 결과 세 부담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세액이 3배 가까이 늘어난 사례도 있었다.

일단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를 10년간 보유·거주한 1주택자가 아파트를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세는 7676만원에서 1억5246만원으로 98.6% 증가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양도차익이 16억5000만원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율 60%를 적용받게 돼서다.

비과세 기준 상향으로 과세대상 양도차익이 11억8594만원에서 10억3125만원으로 1억5469만원 줄어들지만 장기보유공제혜택 축소로 공제액 역시 9억4875만원에서 6억1875만원으로 3억3000만원 감소한다. 결국 양도소득은 2억3719만원에서 4억125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양도차익이 많을수록 세액은 더 큰 폭으로 뛴다. 양도차익이 22억원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차 전용 161.36㎡는 양도세가 1억2100만원에서 3억1566만원으로 160.9%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 전용 115.45㎡의 경우 양도차익이 10억6000만원으로 양도세가 64.6%(2499만→4113만원) 오르게 된다. 반면 가격대가 비슷한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전용 96.65㎡는 세제 개편과 무관하게 1942만원의 양도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취득가격은 우성아파트 사례가 8억4500만원으로 고덕아이파크 사례(8억1000만원)보다 높았는데 가격 상승 폭, 세제 개편 등으로 양도세 부담액이 역전됐다.

이번 양도세 분석은 10년 보유·거주 1주택자를 기준으로 진행했으며 취득가는 2011년 2분기 실거래가를, 매도가는 최근 실거래가를 각각 반영했다.

김종필 세무사는 “특위 개편안으로는 결국 시가가 9억~12억원인 주택 보유자들만 혜택을 받고 (비과세 가격) 기준에서 멀어질수록 장기보유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수요를 차단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 김진표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택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당시 발표에선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와 관련한 내용은 제외됐다. [연합]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이 지난 10년간 5억원 이상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에서 주택을 장기보유·거주한 이들 중 상당수가 장기보유공제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5월 11억2375만원으로 2011년 5월(5억2878만원)보다 6억원 가까이 올랐다. 시가가 12억원이 넘는다면 가격이 평균만큼만 올랐어도 공제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거셌던 만큼 향후 공제혜택 축소 대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강남권의 경우 당장 올해부터 가격이 중윗값(중간값)을 하회하는 아파트까지 공제혜택이 줄어들 전망이다. 강남 11개구의 중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0년간 5억9727만원에서 12억2667만원으로 6억3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은 “1가구 1주택자도 양도세 중과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아무리 가진 자에게 세금을 중과한다고 하더라도 거주 목적으로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1주택자의 세금을 높이는 것은 국민의 조세정서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득이 줄더라도 세금 때문에 집을 팔고 이사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정부가 명확한 기준 없이 세제를 손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개편이 옳다 그르다를 따지기에 앞서 가장 큰 문제는 세법 규정을 즉흥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며 “세제 개편 근거가 명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원칙도 모호하다. 즉흥적으로 만들면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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