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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매 나오는 목동…거래허가제 후 실거래가 8천만원 하락 [부동산360]
급매물 출회 등 거래 살아날 조짐
세 부담 느낀 다주택자 물건 내놔
거래허가 11건 중 7건이 최근 일주일새
첫 실거래가 신고 사례 보니
직전 최고가보다 8000만원 낮게 거래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1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급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시세보다 5000만~7000만원 정도 저렴해요. 거래 의향이 있으면 최대 1억원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 양천구 신정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에서 거래허가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거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투자 목적의 거래를 차단하면서 멈췄던 시장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현장에선 급매물이 하나둘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가 크게 올랐던 터라 시장에서 가격 내림세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5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이후 이번 규제를 재건축 완화 신호로 읽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최근 들어 급매물 출회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를 실거주 목적으로 제한하자 수요가 급감했고 마음이 급해진 일부 집주인이 호가보다 낮게 집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에는 총 163개의 매물이 나와있다. 매물이 가장 많은 곳은 14단지로 총 32개 아파트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고 12단지(22개), 9단지(16개), 10단지(14개), 5단지(13개) 등도 선택지가 적지 않았다. 총 2만6635가구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지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물 수가 많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근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매물 잠김·거래 절벽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적은 편도 아니다.

대다수가 급하게 매수자를 찾는 물건이라고 현지 중개업계는 전했다. 매도이유는 제각각이겠으나 최근 서울시가 재건축에 대해선 사실상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재건축을 기다리기보다는 시세차익을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목동의 경우 대부분이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어 재건축까지는 갈 길이 멀다. 14개 단지 가운데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곳은 6단지가 유일하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으로 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내놓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목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아파트를 서너 채씩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종부세 때문인지 하나씩 처분하려고 하는 분위기”라며 “호가를 유지하려고는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가격이 워낙 오른 탓에 매수자가 많지 않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주요 재건축·재개발 지역 내 토지거래허가 건수(6월 5일 기준).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목동택지개발지구 내 토지거래허가 현황(6월 5일 기준).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거래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가 발효된 이후 지난 4일까지 양천구청으로부터 거래허가를 받은 사례는 총 11건으로 집계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함께 묶인 압구정·여의도·성수에서는 거래허가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목동 신시가지 8단지에서 총 4건의 거래허가가 있었고 ▷10단지 2건 ▷3단지 1건 ▷9단지 1건 ▷11단지 1건 ▷13단지 1건 ▷14단지 1건 등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한 주 새 전체의 절반이 넘는 7건의 거래허가가 진행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가운데 실거래 신고가 이뤄진 사례는 8단지 전용면적 54.94㎡ 1건으로 직전 거래보다 8000만원 가량 낮게 손바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달 17일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최고가(13억1000만원)보다 8000만원 낮은 가격이었다. 해당 평형 아파트는 지난 4월 4건 거래됐는데 평균 거래가는 13억375만원이었다.

다만 가격 상승세가 진정됐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일부 급매물 출회 등으로 호가가 다소 떨어졌지만 대부분 올해 초 실거래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잔존한다.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이 지난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도 가격이 올랐던 것과 상황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을 때 재건축 단지가 일반 아파트보다 거래위축 효과가 크다. 가격을 어느 정도는 동결시킬 것”이라면서 “다만 재건축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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