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만으로는 안심 못해…중문은 필수
전실에 세면대·세탁실 옮겨와
현관문을 열고 귀가하자마자 바이러스에 노출된 손을 씻고, 먼지가 묻은 외투를 의류관리기기에 수납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짠 현대엔지니어링의 ‘클린 스테이션’. |
코로나19 펜데믹 시대에 집은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는 순간부터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는 위험한 세상이 펼쳐진다. 요즘 건설사들은 사람들의 이런 우려를 아파트 설계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현관문 다음에도 중문을 하나 더 만들어 입주민들을 겹겹으로 보호하는 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SK건설이다. 코로나19 등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클린-케어’ 평면을 개발했다. 84㎡ 타입에 적용되는 이 평면은 세대 현관에 중문과 신발 살균기를 설치하고, 거실로 향하는 중문 외 별도의 공간인 클린-케어룸을 조성해 동선을 분리했다.
SK건설의 클린-케어룸이 적용된 30평대 아파트 도면. |
클린-케어룸에는 SK건설이 개발한 UV LED 모듈 제균 환풍기와 스타일러 등을 설치하고, 욕실과 세탁실도 함께 배치했다. 또한, 대피 공간과 실외기실을 통합해 발코니 공간을 확장했다.
금호건설은 일상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치유 공간(CURE SPACE)’을 포함한 설계를 선보였다.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큐어 팬트리(CURE PANTRY)’(클린룸+팬트리공간)가 특징으로, 외부 바이러스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현관 입구와 거실을 분리하는 별도의 공간이다.
여기에 에어샤워 청정기, 브러쉬 청정기, 의류관리기 등을 설치해 외출 시 몸과 옷에 묻었던 바이러스를 털어내고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클린 스테이션(Clean Station)’도 현관 앞에서 곧바로 세면대와 세탁공간으로 연결되도록 했다. 본격적인 주거공간으로 진입하기 전 간단하게 손을 씻고 외부 환경에 노출된 외투와 의류를 세탁, 보관할 수 있도록 한 주거환경이다. 뿐만 아니라 ‘힐링 스테이션(Healing Station)’이라는 넓은 발코니도 확보해 입주민에게 휴식공간 및 화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녹색공간을 제공한다.
대우건설의 '그린라이프 테라스' 도면 |
대우건설도 침실 및 거실과도 분리된, ‘그린 라이프 테라스’와 같은 별도 공간을 설계에 반영했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을 제약받는 이들이 취미 활동을 하는 등 독립된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위생을 특별히 강조한 평면 디자인이 대세로 급부상하는 중이지만, 한편으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개별 가구마다 (코로나)위생 시설을 구비하려면 공사비가 많이 들고, 결국 분양가가 높아진다”면서 “주차장에서 아파트로 올라가는 입구나 1층 현관에 에어샤워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