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가구 공급 예고에 매수문의 감소 우려
광명시 하안동 하안주공 1,2단지 아파트 모습. 1989년도 준공된 아파트로 중앙난방(기름)이 된다. 최고층수 15층으로 지어졌다.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철산 주공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완료되고 나면, 그 다음은 우리 차례라고 생각했죠. 앞으로 10년이 뭐예요. 더 밀리게 생겼어요. 바로 옆에서 7만호 공급이 겹친다는데 아무래도 더 늦춰진다고 봐야죠.”(하안주공1단지 아파트 소유주)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경기도 광명·시흥지구를 6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광명시 광명동, 옥길동, 시흥시 과림동 일대로 약 1271만㎡에 7만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의 공급계획이 발표되자 광명시 내 다른 지역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 중에서도 모두 1989년, 1990년에 준공돼 재건축 연한을 채운 하안주공아파트 단지들이 특히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산역(7호선) 쪽에 인접한 철산주공아파트 재건축과 광명뉴타운 재개발은 입주하는 곳도 있고, 이주·철거작업이 한창인 반면, 하안동 주공아파트들은 아직까지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시작되지 않았다. ‘재건축 일정이 더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현재 하안동의 분위기는 ‘매수문의 감소·전세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하안동 A공인 대표는 “제 고객이 여기 아파트를 팔고 다른 동네로 이사가려 하는데, 무조건 먼저 매도하고 그 다음에 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광명시흥 신도시 대책 발표로 하안주공은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갈 것이라 여차하면 지금 사는 집을 못팔아 들어가려는 집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인근에 광명시흥 신규택지 조성계획이 발표되면서 하안동 공인중개사들은 앞으로 이지역 아파트 매수 문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헤럴드경제DB] |
그러면서 “대신 연말부터 쌓인 전세매물은 차례로 빠질 것 같다”며 “소위 말하는 로얄동 로얄호 매물도 있어서 빨리 (계약)할수록 골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B공인 대표는 “작년에 이곳 아파트들 손바뀜이 엄청 많았다”며 “‘10년(재건축 아파트 받기까지 예상한 시간) 본다’며 들어온 투자자도 꽤 되는데 그 사람들 지금 속 좀 쓰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철산주공은 대부분 5층짜리 저층이라 재건축 사업성이 좋았지, 하안주공은 15층이라 같은 조건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교통 여건이 좋아질 것이므로 호재가 없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주민은 “단기 악재, 장기 호재 아니겠느냐”며 “여기는 말만 경기도지 서울이나 다름 없어서 재건축은 반드시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부도 택지지구 발표와 동시에 교통대책을 함께 내놨다. 서울 도심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하도록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해 여의도까지 20분, 서울역까지 25분, 강남역까지 45분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도 25일 라디오에 출현해 “지하철 1·2·7호선과 신안선선, 제2경인선, GTX-B 등 6개 노선이 광명·시흥에 붙는다”며 “도로에 집중된 교통 수요가 6개 철도망이 완비되면 분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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