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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장 해임안 발의” 시계제로 둔촌주공, 남은 선택지는?[부동산360]
‘분양가 협상·공사중단 공문’에 분노한 둔촌주공 조합원들
“7월 총회가 분수령”…법적 다툼 가능성도
25일 둔촌주공 비대위 측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사무실에서 조합장 및 임원진의 전원 해임안을 발의하고 있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해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민경 기자]

[헤럴드경제=양대근·이민경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의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조합원 모임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현 조합장 해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서 시공사 4사(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가 “선분양을 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으로 조합에 회신한 공문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조합원들의 분노가 커졌다.

25일 둔촌주공 비대위 측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사무실에서 조합장 및 임원진의 전원 해임안을 발의하고 있다. [이민경 기자]
분노한 둔촌주공, 분상제 유예기간 종료 앞두고 안갯속

5일 둔촌주공 비대위 측은 이날 조합사무실에서 조합장 및 임원진의 전원 해임안을 발의했다. 해임안 발의 사유는 사업 지연 및 조합원 분담금 증가 초래 등이다. 현장에는 100여명의 비대위 관계자가 참석해 조합 측에 강력한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까지 출동해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비대위 측은 “현재 조합원 2500명 이상이 해임총회 발의서를 제출해 해임총회 실시를 위한 조건인 조합원 10분의 1 이상 발의 조건이 충족됐다”며 “각 해임 대상자는 소명 사유를 7월 2일까지 발의자 대표에게 내용증명으로 전달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르면 조합장 및 임원 해임안은 재적 조합원의 과반수 참석(서면결의서 제출자 포함)에 참석자의 과반수 찬성이면 가결된다. 둔촌주공 조합원은 상가 등을 포함해 총 6123명에 달한다. 총회에 최소 3062명이 참석하고 1531명 이상이 안건에 찬성하면 해임안이 가결되는 것이다.

둔촌주공의 내홍이 깊어진 원인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일반분양가 협상 결과가 조합원 기대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애초 조합은 3.3㎡당 3550만원을 주장한 반면 HUG는 고분양가 심사 기준에 맞춰 2970만원 이상 분양보증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합 측은 “7월 말 유예 기간이 끝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회피를 위해 HUG 분양가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합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4일에는 시공사들이 조합 측에 공문을 보내 “분양 일정이 결정되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고 언급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분노한 조합원들에게 기름을 부은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일부 조합원은 “조합 임원뿐만 아니라 시공사도 교체해야 한다”며 격앙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철거 현장 모습. [헤럴드경제DB}
“7월 총회가 분수령”…법적 다툼 가능성도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가는 가운데, 7월로 예정된 조합원 총회가 이번 내홍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 집행부는 다음달 9일 임시 총회를 열고 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준에 따라 정한 2900만원대 일반분양가를 수용할지를 정하기로 했다.

집행부 측은 HUG 기준에 따른 일반분양가를 수용하고, 7월 말부터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상당수의 조합원은 “2900만원대 분양가로 사업을 진행하면 조합원당 분담금이 최대 1억3000만원 늘어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측에서는 다음달 9일로 예정된 조합원 총회와 관련 총회 자체를 막기 위한 가처분소송을 제기하거나 또는 총회에 참석해 관리처분계획 변경안 부결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조만간 해임총회 일정과 장소를 결정해 조합원들에게 별도 공지할 예정이다.

총회가 무산되거나 기존 안건이 부결이 될 경우 후분양이 본격 추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부 조합원은 “분양가상한제하에서 후분양을 하면 선분양 때보다 분양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조합 측은 전날 시공사 측의 공사 중단 가능 통보와 관련해 “사전 협의 없이 공사 중단 가능성을 통보한 시공사업단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공사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사업단과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향후 법적 다툼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합 집행부는 지난 8일 보도자료에서 “집행부 해임 동의 홍보 등 이권 개입을 노리는 배후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조사 및 법적 대응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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