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검찰은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인사청문회 대응 기조'를 만들어 남편인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증거 인멸·조작에 관여했다고 결론 내렸다.
12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증거인멸 등과 관련해 14개의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중 증거와 관련해 불법을 저지른 혐의는 증거인멸 교사, 증거은닉 교사, 증거위조 교사 3가지다.
앞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증거은닉 교사와 증거위조 교사 혐의만 담겼으나 검찰은 구속 후 추가 수사를 통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지난 8월 중순 검찰의 수사 및 압수수색에 대비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직원들에게 사무실에 있는 사모펀드 관련 자료를 모두 없애도록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또 코링크PE 측에 애초 정관에 나와 있던 출자자 부분을 삭제해 자신의 동생 등 관련자가 사모펀드 투자와 무관한 것처럼 조작하도록 지시하고, 그 조작된 정관에 원본대조필 도장까지 찍어 파일로 보내도록 한 것으로 보고 정 교수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새롭게 적용했다
특히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의 법무부 장관직 내정 이후 인사청문회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 정 교수가 여러 의혹 제기에 맞서기 위해 '청문회 대응 기조'라는 방침을 정해 이에 맞게 증거를 위조하거나 은폐하도록 코링크PE 측에 지시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었다.
정 교수는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에도 사모펀드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교수가 만든 '청문회 대응 기조'에는 자신이 출자한 사모펀드는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 내용을 알 수 없으며,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6·구속기소)은 코링크PE의 실소유주가 아니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코링크PE는 이러한 정 교수의 대응 기조를 가이드라인 삼아 언론과 청문회 준비단에 거짓 해명을 하고 정 교수의 동생인 정모 보나미시스템 상무 등 관련자의 출자 사실이 삭제된 자료를 제출했다고 검찰은 결론지었다. 코링크PE가 작성한 허위 운용보고서 역시 정 교수의 대응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검찰은 파악했다.
수사 초반 불거진 정 교수의 '하드디스크 교체' 정황 역시 공소장에 포함됐다.
정 교수는 압수수색에 대비해 자산관리인 역할을 했던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37) 씨를 시켜 동양대 연구실 PC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PC 2대의 하드디스크를 숨겼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기재했다.
김씨는 빼돌린 하드디스크와 PC 본체를 자신이 타고 다니던 승용차와 헬스장 개인 보관함 등지에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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