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기부 천사가 전해온 1000만원어치의 농협상품권. |
[헤럴드경제(울산)=이경길 기자] 울산 효문동에서 ‘이름 없는 기부천사’의 선행이 7년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울산 북구 효문동행정복지센터 후문으로 한 남성이 찾아와 복지 담당자를 찾았다. 담당 직원은 상담을 위해 찾은 주민이라 생각하고 상담실로 안내했지만, 이 남성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담당 직원을 밖으로 불러냈다.
담당 직원이 “부담 갖지 말고 뭐든 말씀하면 도와드리겠다”고 하자, 40대로 보이는 남성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손에 든 검정 비닐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안에는 1000만원어치의 농협 상품권이 들어 있었다.
남성은 “얼마 되지 않아 미안하고 부끄럽다”며 “적지만 좋은 곳에 써 달라”고 말했다. 담당 직원이 고마운 마음에 차를 대접하겠다고도 했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효문동 행정복지센터 최여원 복지주무관은 “혼자만 개인적으로 알고 있겠다며 인적사항을 여쭸지만 그 역시 부끄럽다며 밝히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2013년부터 매년 11월이면 효문동을 찾아 주유권이나 상품권을 전달하고 있다. 2017년에는 500만원 상당의 주유 상품권을 기부했고, 지난해에는 1000만원 상당의 농협 상품권을 전달했다.
효문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해마다 같은 시기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큰 돈을 선뜻 내 놓는 기부자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기부자의 소중한 마음을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효문동은 전달받은 농협 상품권을 수급 대상자 100세대에 세대당 10만원씩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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