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영암에서 열린 2019추석장사 씨름대회 금강급(90kg 이하) 결승전에서 임태혁과 최정만 선수가 열띤 경기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시민운동가 출신 허석 전남순천시장이 씨름 활성화를 위해 꺼낸 경기 아이디어가 실전에 접목돼 관심을 끈다.
순천시에 따르면 주말인 21일 오전 10시에 연향동 팔마체육관 테니스돔구장에서 ‘제1회 순천시장기 읍·면·동 기술점수제 씨름대회’가 순천에서 창안돼 처음으로 치러진다.
이른바 ‘순천형 씨름대회’로 불리는 기술우대형 씨름대회는 경기규정이 기존의 씨름대회와는 판이하게 달라 안착할지 여부에 체육인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순천시 관할 24개 읍면동 대항전으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총 24개팀이 출전하며, 체급은 남자부 3개체급(80,90,100kg 이상), 여자부 2개체급(60kg 안팎)으로 나뉘어 팀별 5명씩 경기를 치르게 된다.
심판은 전남씨름협회에서 주심 1명, 부심 2명을 파견하며, 프로 씨름판에서와 같은 비디오판독 같은 세심한 장치는 없다.
종전 경기는 양 선수가 앉아서 샅바를 틀어쥐고 일어서서 2판1 선승제로 치르나, 순천형 씨름은 선채로 샅바를 쥐고 경기에 임하게 된다.
경기방식은 2분 동안 적극적인 기술공격을 구사한 선수에게 공격 형태에 따라 1점에서 최대 4점까지 점수를 부여해 승부를 결정짓게 된다.
이를테면 예전 이승삼이나 이기수 선수가 즐겨썼던 뒤집기나 덫걸이, 오금당기기 등의 현란한 기술을 시도하면 난이도에 따라 3점,4점의 포인트를 얻는 식이다.
순천시가 주최하고 순천시씨름협회가 주관하며, 모래판 흥을 돋우기 위해 천하장사 출신 트로트가수 백승일 선수가 초대돼 요즘 뜨는 노래 ‘전통시장’을 부를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종전 150kg의 거구의 선수들이 ‘밀치기’나 심지어는 무승부 끝에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에 주어지는 ‘계체량’으로 승부를 보는 종전 경기를 보완한 목적이 크다.
그렇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은 대개 심판의 호루라기가 불리기 무섭게 ‘단박에’ 경기를 치르는 단기전이 대부분이어서 탐색전을 일삼는 전문선수들과는 달라 점수제씨름 도입목적에 부합하는지 여부다.또한 1~4점까지 점수를 주는데 있어 심판의 재량이 개입될 수 있어 판정에 불만을 표하는 쪽이 나오기 쉽다는 점도 있다. 경기룰을 세심하게 모르는 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지 여부도 관심이다.
이번 대회는 허석 시장이 취임 이후 추진했으며 순천시와 시체육회에서는 그동안 전통씨름 전성기를 구가했던 ‘빅3’(이만기,이준희,이봉걸) 가운데 한 명인 이준희 감독과 점수제 씨름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민속경기 씨름에 새로운 규칙과 기술 점수제를 도입하면 관중이 지루해하지 않고 박진감 넘칠 것”이라고 평소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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