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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학규, “껍데기만 남은 진보는 이제 깃발을 내려 놓아야...”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통합진보당의 비례경선 파문과 관련 “껍데기만 남은 진보는 이제 깃발을 내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ㆍ11총선 당시 민주당의 패배한 것도 “교만” 때문이라며 혹독한 비판의 날을 들이댔다.

손 고문은 지난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책임면제철’이라는 장문의 글에서 민주당의 총선 배패 원인과 통진당의 관악을 여론조작, 비례경선 파문 등 최근의 정치판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 냈다.

그는 “지난 4ㆍ11총선 국면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행태는 한마디로 교만이었다”며 “총선의 패배는 예정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래 이기는 선거였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선거 국면이 시작되면서, 특히 공천이 진행되면서,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지지율의 상승을 승리로 착각했다”며 “국민이 뭘 바라는지는 머리 속에 없었고, 껍떼기 뿐인 가짜진보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 했다. 당론도 아닌 FTA폐기를 공론화했고, 복수다, 한풀이다, 막막을 해댔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강자의 횡포는 도를 지나쳤다”며 “국민들은 아직 권력을 주지도 않았는데 마치 권력이 손 안에 들어 온 것처럼 오만방자해졌다”고도 했다.

그는 총선 당시 공천에 대해서 “자기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자기들 욕망을 챙기기에 급급하고” “새누리당의 욕망과 다를 바가 없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관악구 야권단일후보 경선과정에서 통합진보당의 여론조작에서는 그 추잡한 욕망의 극치를 보았다”며 “보수냐 진보냐의 지향만 달랐을 뿐, 욕망의 행태는 보수나 진보할 것 없이 철저하게 같았다는 데 국민들은 그만 질겁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최근 통진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관련해서도 “(국민들은) ‘진보행세주의자’들에 대해 깊은 절망을 느꼈다”며 “진보의 가치와 내용은 우리 사회를 혁신하고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진보 행세의 ‘좌파 수구’적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었던 것이다”고 혹독한 비판을 했다.

그는 이와함께 “책임을 나부터 통감하고 스스로를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누구를 탓할 게 아니라 ‘내 잘못이요’라고 고백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기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통합진보당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가짜 진보, 좌파수구적 진보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며 “신동엽의 시처럼 껍데기만 남은 진보는 이제 깃발을 내려 놓아야 한다. 그리고 알맹이만 제대로 남아 국민들과 함께 성찰적 진보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는 진심으로 상식과 교양이 필요하다”며 “위선으로 포장된 원칙과 신뢰가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상식과 교양이야말로 자기 잘못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내면의 통제장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기회에 나도, 내면에 만들어져 있을지 모를 ‘책임면제철’을 버려야 한다”며 “내가 아무리 책임을 면하겠다고 이불 속에 머리를 틀어박고 ‘나 숨었다’ 해도 사람들은 밖에 드러나 있는 내 몸통을 쓴 웃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의 모습은 더욱 그렇다. 나는 나를 보지 못해도 세상은 나를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미지는 결코 스스로 깊어지지 않는다. 그냥 이미지일 뿐이다”는 문구로 장문의 글을 마쳤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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