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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이변’ 김한길… ‘친노의 분화’때문인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김한길 민주통합당 당 대표 후보가 첫 지역 대의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대세’ 이해찬 후보는 4위를 기록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결과에 대해 ‘이-박 연대 심판론’, ‘친노 분화론’, ‘전략 투표론’ 등 다양한 분석들이 나온다.

김 후보는 지난 20일 울산 남구 신정동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주당 울산시당 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에서 전체 390표(1인 2표)가운데 103표(26%)를 얻었다. 2위는 추미애(61표), 3위 우상호(52표), 4위 이해찬(48표), 5위 강기정(40표), 6위 조정식(38표), 7위이종걸(33표), 8위 문용식 후보(15표) 순이었다.

1위를 차지한 김 후보는 투표 결과와 관련 21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이변이라는 얘기다. 울산은 지난 200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한화갑·이인제 후보를 꺾었던 지역으로 그동안 ‘친노 세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그런데 울산 지역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김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이-박 연대 심판론’이 선거 결과를 갈랐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지난 4일 실시된 원내대표 경선 때도 ‘담합’이라는 당내 역풍에 밀려 박지원 후보는 가까스로(7표 차) 당선됐다. ‘이-박 연대’에 대한 당 안팎의 부정적 인식이 울산 대의원 대회 투표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담합 논란에 이 후보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친노의 분화’로 울산 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이 반드시 ‘친노 인사’를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해찬 후보는 ‘친노’로 분류되지만 국회의원에 6번이나 당선된 관록의 정치인이다. 참여정부 시절 ‘실세 총리’ 이미지가 강해 ‘친노’로 분류되지만 정작 자신은 “DJ로부터 정치를 배웠다”는 발언을 여러차례 한 바 있다. 1위 김 후보는 오히려 “노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몸던져 뛰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친노’의 범주가 지나치게 넓어지며 ‘친노’의 정체성이 모호해졌고, 때문에 ‘너도나도 친노’가 결과적으론 ‘누구도 친노가 아닌’ 상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략 투표론’도 나온다. 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뽑는 과정에 이변이 있어야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대의원 다수가 ‘역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은 울산 지역의 대의원 수가 전체 투표자 수로 보면 1% 남짓에 불과하다는 점에 근거한다. 첫 선거 결과가 마지막 선거 결과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은만큼 첫 선거는 ‘흥행 변수’에 대의원 다수가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은 21일(부산)~ 27일(제주)까지 전국 시ㆍ도당을 돌며 현장투표를 진행하고, 6월 5~6일 일반 시민ㆍ당원 대상 모바일·현장투표(70%) 결과를 합산해 당대표와 최고위원(5명)을 뽑는다. 최종 결과는 6월 9일 전당대회에서 확정된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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