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온 몸을 던져서 대선 승리 위해서 뛰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서포터입니다. 불쏘시개입니다”
승선 인원 150명의 거함 새누리당의 조타수로 투입된 이한구 의원의 일성(一聲)엔 군더더기가 없었다. 4ㆍ11 총선 공약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전면에 내세웠던 그였다. 당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박근혜 1인당’이니 ‘사당(私黨)’이니 하는 논란에도 움찔하지 않았다.
결선투표에서 쇄신파 남경필 의원을 가까스로 6표차로 이기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이쯤되면 그의 당선을 둘러싸고 온갖 설(設)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조용하다. 그의 당내 위치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원내대표는 친(親)박근혜계의 핵심이라고는 하지만, 대놓고 박 위원장을 따라 다니지도 않았다. ‘계파 싸움’과도 거리를 둬 “색깔이 없다”는 말도 들었다. 원내대표 경선 와중에 일각에서 그의 당선 여부를 미지수로 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계파’를 의식한 듯 “이제는 더이상 친이(親李·친이명박)니, 친박(親朴·친박근혜)이니 하는 콘셉트는 절대 없을 것이다. 당내 화합을 제1의 가치로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능력과 전문성에 맞게 등용하겠다”고도 했다. ‘친박 대 비박(非朴)’으로 나뉘는 계파정치를 통해선 18대 대선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던져진 숙제는 ‘화합’이 전부가 아니다. 그의 말 마따나 의원 개개인의 기호와 전문성, 능력을 세밀하게 계산해 19대 국회의 새 판을 짜야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정권 교체’라는 절체절명의 목표 아래 전투력을 결집하고 있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의 샅바싸움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 번 세워 놓은 원칙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수 성향의 경제통으로 노무현 정부 당시엔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국가부채 논쟁’을 주도하기도 했다. 현 정부에서도 여지없이 비판의 화살을 날려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별명도 ‘고집스런 황소’다. 새누리당은 차기 대권주자의 정책을 국회 입법활동을 통해 현실화 시키고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도 황소의 뚝심이 절실하다.
그는 “박 원내대표는 정치판의 고수여서 어설프게 서생식으로 하다간 본전도 못 찾는다. 술수보다는 원칙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회를 리드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