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정희 대표의 공청회 제안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가 참여를 거부, 공청회가 당권파에 의해 단독 개최될 공산이 커졌다. 당원총투표를 통해서만 자신의 사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이석기 당선자의 꼼수도 드러났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공청회는 8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진상조사위ㆍ비당권파 측은 참여 불가 입장을 밝혔다.
비 당권파 관계자는 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공청회 개최는 대표단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의결된 사안이 아니다. 이 대표의 단독 개최 제안이었다”며 “진상조사위 측은 공청회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지난 2일 진상조사위가 발표한 비례대표 경선 부정 선거 조사와 관련한 사실검증 확인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진상조사위 측의 불참 방침에 따라 당권파 인사들만 참여한 채 진행된다. 진상조사위에 대한 공청회인데 정작 진상조사위가 불참하게 되면서 ‘알맹이 없는 공청회’가 될 것이 자명한 상태다.
당권파 관계자는 “진상조사위 측은 공청회에 참여하지 않을 입장인 것으로 안다. 현재로선 단독 개최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이석기 당선자가 ‘당원 총 투표를 통해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발표는 사실상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현재까지 당원 총투표가 실시된 적은 단 한번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7만5000명 통합진보당 당원 가운데 5만명 이상이 당권파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총투표를 통한 사퇴 결정’은 사실상 사퇴불가와 같은 말로 해석된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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