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리비아’에서 경제적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서방국들의 각축전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리비아 새 정부가 내전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권의 안정을 꾀하려면 국가 재건과성장이 필요한 만큼 돈줄인 원유를 증산하는 것을 비롯해 새로운 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리비아 변화상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운 서방국가는 리비아를 한때 식민지로 뒀던 이탈리아.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6개월간의 리비아 사태에서 첫번째 희생자를 꼽는다면 이탈리아와 카다피 정권과의 관계”라며 “이탈리아가 새로운 리비아에서 어떻게 이득을 올릴 지가 관심”이라고 보도했다.
반군이 트리폴리를 점령한 이후 반군 대표인 과도국가위원회(NTC) 2인자 마무드 지브릴이 가장 먼저 만날 외국 정상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라는 점은 그간 양국 관계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리비아 내 최대 투자국으로 자국 소비 석유ㆍ가스의 3분의 1을 리비아산에 의존한다. 반대로 리비아 정부는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우니크레디트 지분 7.5%, 유벤투스 축구구단 지분 7% 등을 포함해 이탈리아 기업 여러 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합법적인 새 정부가 리비아 전역을 통제하면 기존 계약들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양국 정부 간 또는 기업 간 맺은 계약들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카다피 정권 와해를 이끌어 낸 일등공신 중 한곳인 프랑스도 리비아의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선물’을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와 NTC 간 접촉에 관여하는 익명의 프랑스 관리는 리비아 새 정부가 새로운 계약들을 맺기 시작하면 프랑스 기업들이 무시돼선 안 된다고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관계연구소(IIF)의 에너지ㆍ군사전문가 니콜로 사르토니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번 리비아 사태에서 많은 걸 걸었고, 이제 그는 프랑스 유권자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털(Total)은 리비아에서 에니 다음으로 많은 원유를 생산했다.
스위스, 미국,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 해외에 동결된 1700억달러에 달하는 리비아 동결 자산은 리비아에서 이득을 추구하는 서방국에는 유용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
돈이 시급한 리비아 새 정부로서는 동결 자산을 보유한 서방국들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런 측면에서 리비아 사태 초기 군사작전을 꺼렸던 독일과 터키가 자산 동결의 신속한 해제를 촉구하고 나선 대목은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리비아 군사작전에 반대했던 중국은 좁혀진 입지를 다시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내전 발발 이전 리비아에서 원유개발, 사회기반시설 건설, 엔지니어링 등 분야에서 미화 188억달러 규모의 50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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