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식품 유통업계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 오염 검사를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세슘에 오염된 볏짚을 사료로 먹은 ‘세슘 쇠고기’ 파동이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더이상 정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슘 오염 의심 농축산물은 쇠고기, 녹차를 넘어 보리, 부엽토까지 확산돼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6일 NHK방송에 따르면, 도쿄에 본사를 둔 한 식품 택배업체는 방사성 물질 측정장비를 구입해 모든 채소와 우유 등에 대한 독자적인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쇠고기의 경우, 외부 방사선량을 측정한 뒤 높게 나올 경우 고기를 얇게 조각내 정밀 측정기로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도쿄를 중심으로 23만명의 조합원을 둔 도도(東都)생협도 취급하는 모든 쇠고기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실시해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표하고 있다.

이처럼 식품 유통업체들이 자체적인 방사성 물질 검사에 나선 것은 식품 안전관리를 철저하게 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말로는 식품 안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품의 유통을 통제하지 못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편, 세슘 농축산물은 쇠고기와 녹차에 그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현의 조사 결과 현내 농가에서 수확한 보리에서도 기준치(㎏당 500베크렐)를 넘는 63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또 농작물 재배나 원예에 쓰이는 도치기산 부엽토(풀이나 낙엽이 썩은 흙)에서는 1㎏당 1만1000베크렐의 고농도 세슘이 검출됐다.

후쿠시마에 인접한 도치기산 부엽토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나왔다는 것은 후쿠시마 주변은 물론 수도권까지 광범위하게 토양이 오염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