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안을 놓고 이견 차를 조율하면서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밝아지고 있다.
◆양보한 독일, 그리스 문제 해결 어떻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그동안의 강경 입장에서 돌아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리스 구제를 위한 어떤 해결책이 나올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2차 구제 재원 마련을 위해 유로 은행들에 새로 과세해 500억유로를 마련하는 방안을 EU 집행위가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실현되면 그리스 채권 조기환매(바이백)에 투입해 현재 3500억유로 규모인 그리스 채무를 20% 가량 줄어들게 된다.
FT는 또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모두 710억유로를 그리스에 추가 지원하는 한편 민간 채권단이 향후 8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그리스가 새로 발행하는 30년 만기 국채로 교환(채권 스와프)하는 내용도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채권 스와프가 실행되면 그리스 채무를 900억유로 가량 더 줄일 수 있게 된다.
유로의 한 고위 은행 관계자는 은행세 신설과 채권 스와프 방안이 함께 실행되기보다는 이중 하나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타진했다.
로이터는 유로 금융권도 브뤼셀 정상회담에 여러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기에는 은행에 새롭게 과세하는 내용이 빠져있다고 전했다.
◆심각성 인식, 이번엔 합의볼까?= EU의 조제 마누엘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20일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제 때 대응하지 못하면 부정적 결과가 유럽을 넘어 전세계 모든 곳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정상들도 이같은 문제를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다 신중하게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EU 관계자 발언을 인용, 21일 열리는 EU 긴급 정상회의가 한 시간 뒤로 미뤄졌고 정상회의 전에 열리는 실무그룹 미팅도 20일 오후 6시에서 다음 날 오전 9시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이 회의 시간을 뒤로 미룬 것은 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한 막판 조율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상회의 이후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안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욕 소재 노무라의 G10 환투자 전략 파트 책임자인 젠스 노르드빅은 “그리스 (2차) 구제의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여기에는 그리스 채무를 경감시키는 실질적인 첫 조치도 포함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리스도 21일 추가 구제금융안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리아스 모시아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내일(21일) 정상회의는 그리스와 유럽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 추가 금융구제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밝아지면서 유로화 가치도 반등했다. 이날 달러에 대한 유로 가치는 전일보다 0.5% 상승한 1.4221을 기록했다. 이날 한 때 유로화는 지난 14일 이후 최고치인 1.4282까지 치솟기도 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