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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채무 한도 증액 협상 난항 계속, 오바마 결국 발끈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를 늘리는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ㆍ공화 양당 지도자 간의 백악관 협상이 5일째 이어졌지만 분위기는 더욱 극으로 치달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오는가 하면, 협상장소를 둘러싼 신경전까지 가세하며 협상 분위기가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진전없는 협상, 발끈한 오바마= 이날 협상은 오바마 대통령과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의 충돌로 끝이 났다.

“세금문제는 절대 손대서는 안된다”라며 공화당의 강경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캔터 원내대표는 일체의 타협 여지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캔터 원내대표는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피하기위해 몇개월 시한으로 국채상한을 단기증액시키되, 내년 대선 전에 한번 더 의회 표결을 거치는 2단계 절차를 거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격앙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캔터 원내대표는 협상 후 “대통령이 나에게 ‘에릭, 협박하지 마마(Eric, don’t call my bluff). 나는 이 문제를 미국인(국민)들에게 이야기할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협상장을 나가버렸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들은 “노 드라마 오바마(no drama obama)가 냉정을 잃었다”라고 보도했다. ‘노 드라마 오바마’는 워낙 신중해 주변을 놀라게 할 일은 하지 않는다는 뜻의 오바마 대통령 별명이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다는 점은 부인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급작스럽게 (협상장을) 나가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분위기 전환을 위해 백악관이 주말 협상을 대통령의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옮겨서 하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민주ㆍ공화 양측 모두 이를 일축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우리를 캠프 데이비드로 오라고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고,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캠프 데이비드로 갈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이 공식적인 초청 의사를 밝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언론 보도에 양당 의회 수뇌부가 거절의사를 표명한 것은 악화된 협상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폴트 우려 확산, 공화당 탓 인식 커= 이처럼 진전없는 협상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디폴트 현실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공화 양측이 최악의 사태는 막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지만, 순탄치 않은 과정이 이어져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유권자들은 정부 부채한도(14조3천억달러) 증액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보다 야당인 공화당 측에 더 큰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이달초 유권자 231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48%가 부채한도 증액이 이뤄지지 않는 책임이 공화당에 있다고 답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책임이라는 응답은 34%로 나타났다. 특히 공화당원 가운데서도 20%가 공화당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으며, 무당파 유권자 중에서는 49%가 공화당 책임이 더 크다고 응답했다.

또 유권자의 54%는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이 부시 전 대통령 탓이라고 답했고, 오바마의 잘못 때문이라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거짓말하는 오바마?=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가 내달 2일까지 연방정부의 채무 한도 증액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사상 초유의 디폴트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초선 연방하원의원은 버락 오바마가 디폴트라는 말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일리노이 연방하원의원 조 월쉬는 온라인에 올린 비디오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채무 한도 증액 없이도 정부 지출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거짓말을 멈추라(Quit Lying)”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폭스뉴스는 “미 의회 소속 의원이 대통령에게 ‘거짓말을 한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라고 보도했으며, 백악관 측은 월쉬 의원의 비난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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