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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들 긴급회동 불발…유럽 위기 ‘시계제로’
獨반대로…대책마련 난항

민간채권 해법 다시 원점

도미노 전염 우려 현실로



이탈리아까지 전염된 유로존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유로존 긴급 정상회동이 13일 독일의 반대로 불발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날 그리스 채무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대책 마련이 난항을 거듭하자 그리스 신용등급을 3단계 낮춰 디폴트 바로 직전등급인 CCC로 강등했다.

무디스가 지난주 포르투갈을 정크 등급으로 강등한 데 이어 12일 아일랜드를 정크로 떨궜고, 13일에는 피치가 그리스 등급을 내려 EU의 그리스 민간채권 축소조정에 대해 연일 경고를 날리는 셈이다.

피치는 “민간 투자자의 역할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비롯해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 부재, 그리고 그리스 거시경제 전망 악화 등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국제 신평사들이 연일 경고를 날리면서 유로존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EU 수뇌부가 아직도 그리스 2차 구제방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유로존의 미래는 시계 제로에 빠져들고있다.

▶유로존 정상회의 불발=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2일 재정위기가 이탈리아까지 전염되면서 15일에 긴급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고, 독일 정상도 동의했다는 점을 기자들에게 밝혔으나 13일 독일 정부 대변인 등 관계자들이 부인하면서 정상회동은 무산됐다.

그리스 민간 채권자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채권 연장 해법을 고수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에 대한 사전합의 없이 일단 정상들이 모이고 보자는 식으로 나온 반롬푀이에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에나 유로존 정상회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IMF도 독일편=한편 이날 IMF는 보고서를 내놓고 그리스 채권 조정에 민간 투자자들도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혀 독일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프렌치 방식으로 가닥이 잡혔던 유로존의 그리스 민간 채권 해법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프랑스가 내놓은 프렌치 해법이 신평사들의 경고로 사실상 물 건너갔고, 11일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가 디폴트 처리되더라도 전체 부채를 축소 조정하자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으나 이 역시 신평사들의 강등 경고가 이어지고 이탈리아까지 도미노 전염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힘들어진 상태다.

이어진 12일의 유로존 수뇌부 회동에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시중 그리스 국채를 매입(바이백)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독일 정부의 반대에 부딪쳤다. 독일 중앙은행 총재도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돈줄인 독일은 결국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는 혼란을 감수하고 민간 채권자들의 채권을 장기채로 강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IMF까지 독일편을 들면서 이번 주말까지 또 유로존 수뇌부가 접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탈리아는 이번주 안에 상ㆍ하원에서 여야 합의로 긴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고, 스페인도 추가 긴축안을 내놓겠다고 밝히는 등 남유럽 정부들은 전염 우려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15일에 유로존 은행 2차 건전성 테스트 결과가 기다리고 있어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한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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