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남역서 비 새고 바닥 물고여…전장남역선 원인미상 고장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를 잇는 징후고속철이 개통 보름도 안 돼 세 차례의 사고에 이어 이번에는 역사 부실시공이 드러나면서 수모를 겪고 있다.홍콩 밍바오(明報)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징후고속철 개통에 맞춰 오픈한 난징(南京)남역이 최근 내린 폭우로 천장에 비가 새고 지반이 무너졌다. 뿐만 아니라 벽에 균열이 발견되고, 역사 바닥에 물이 고여 발목까지 차오른 곳이 발견돼 부실시공을 여실히 드러냈다.
난징남역 감독부의 바오원치 부감독은 “역사 면적이 워낙 큰 데다 천장이 유리와 철근 구조로 돼 있어 비가 샐 수 있다”면서 “지반 침하는 설계상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전체 구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면적 3000~4000㎡에 달하는 역 광장 바닥의 보도블록 전체를 다시 부설한 사실이 드러나 한 차례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난징남역 측은 “기존에 깔린 보도블록은 임시용”이라고 말해 고속철 개통에 맞춰 벼락치기식 공사를 했음을 시인한 꼴이 됐다.
난징남역은 면적이 66만7000㎡에 달하는 징후고속철 구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역사다. 공사비만 87억위안이 넘게 투입됐다. 이번 사건에 대해 시민들은 “품질이 안 좋은 자재를 써 공사비를 횡령하는 등 틀림없이 건설 비리가 있을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징후고속철은 최근 나흘 동안 세 차례의 열차 운행 사고로 비난 여론이 비등한 상태다. 첫 번째 고속철 사고는 개통 11일째인 지난 10일 발생했다. 산둥 성에서 고속철이 2시간 동안 운행이 중단되고 이로 인해 19편의 열차가 연착했다. 번개가 치고 강풍이 부는 등 기상악화가 원인이라고 중국 철도부 측은 밝혔다.
이어 12일 오전에는 안후이(安徽)성 쑤저우(宿州)역 부근에서 상하이발 D182 고속열차가 비상 정차했다. 단전 때문에 객실 내 냉방이 꺼져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열차는 40분이 지난 뒤 다시 움직였으나 5분 만에 다시 멈췄다. 상하이철도국은 “전력공급 설비 고장으로 일부 열차가 연착했다”고 해명했다.
13일에는 오전 10시5분께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던 G114 고속철이 장쑤(江蘇)성 전장(鎭江)남역 부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으로 멈춰섰다. 승객들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정차 사실을 알리면서 사고 사실이 알려졌다. 승객들에 따르면 이 열차는 상하이를 떠난 뒤 내내 비정상 운행을 했다. 평균 속도도 당국이 공언한 시속 250㎞가 아닌 130㎞에 불과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라던 징후고속철이 개통 후 연이어 사고가 발생하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 폭풍이나 폭우, 번개 등의 자연재해에 대비해 만들어졌는데도 연이어 사고가 났다는 것은 징후고속철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