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 10대 며느리의 코와 귀를 자르는 데 가담했던 무자비한 시아버지가 무혐의로 풀려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3일 아프간 소녀 아이샤(19) 사건의 유일한 피의자인 시아버지 모함마드 술라이만이 최근 무죄 석방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아프간 검찰은 실제로 아이샤의 코와 귀를 자른 것은 술라이만이 아닌 그의 아들이라면서 “다른 사람이 저지른 범행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술라이만은 지난 2009년 아이샤의 코와 귀를 자르는 범행에 가담했다고 시인했다가 최근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라이만 외에 범행에 가담했던 아이샤의 남편과 시동생들은 파키스탄으로 도주했고 아프간 경찰은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이어서 체포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이샤의 아버지 모함메드 자이는 아이샤의 남편이 코를 자를 때 술라이만이 아이샤를 붙잡고 있었다며 “그가 범인 중 한 명이고 처벌받아야 하는데 풀어줬다”고 분노했다. 그는 자신들은 정부에 줄 돈도 없고 연줄도 없다면서 “정권이 약하거나 우리가 힘이 약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울분을 토했다.
현재 아이샤를 보호하고 있는 자선단체 ‘아프간 여성을 위한 여성들’의 마니자 나데리도 술라이만의 석방이 아프간 사법체계가 얼마나 부패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아무리 잔인하고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돈과 연줄만 있으면 풀려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2009년 탈레반 사령관인 남편의 학대와 폭행을 견디다 못해 도망쳤다 붙잡혀 코와 귀가 잘렸던 아이샤는 현재 뉴욕에 머물며 여성 단체 등의 도움으로 재건 수술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에 등장해 전 세계에 아프간 여성 학대의 참상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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