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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구청장, 與 이재오 장관에 SOS친 사연...포퓰리즘을 넘어선 적과의 아름다운 동행
이재오 특임장관(한나라당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겸직)은 최근 민주당 소속 김우영 은평구청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분주히 움직였다. 김 구청장이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을 돕는 ‘시니어 비즈 플라자’ 추진하고 있는데,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는 ‘SOS’였다. 이 장관은 백방으로 수소문하면서 시니어플라자의 의미를 설득했고, 결국 이 기관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은평구에 문을 열게 됐다.

상대를 이기기위해 마타도어를 남발하고, 실행을 담보할 수 없는 ‘포퓰리즘’이 난무하고 있지만, 민생을 위해 ‘적(敵)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는 상생정치가 자치행정 현장에서 조금씩 꽃피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최근 이념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소모적 논란에 경종을 울린다.

6.2 지방선거가 치러진지 1년. 선거당시엔 당파의 이익에 몰두했을지언정 ‘민생’ 앞에서 이들은 뒤끝이 없었다. ‘쿨한 정치’가 시민과의 접점, 생활정치 현장에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지역민에 대한 당선사례때 당적을 빼 화제가 됐던 이재오 장관은 역촌노인복지센터 개관 5주년 행사때 스물네살이나 아래인 민주당 소속 김 구청장에게 “앞으로 은평 발전을 위해 구청장님이 시키는대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수색역세권 개발, 삼천사계곡 수해복구 사업 등 중요한 구정현안이 있을 때 마다 구청장을 측면지원했고, 기초단체장 중 ‘아이디어 뱅크’로 통하는 김 구청장은 경쟁 정당의 중진의 ‘후광’속에 취임 10개월만에 숱한 공약사항을 대부분 이행했다고 한다. 이 장관이 아니었으면 김 구청장의 목표달성은 늦어졌을지도 모른다.

김 구청장은 “이 장관의 부친께서 내 고향 강원도 옥계에서 광부생활을 하신 인연은 있지만, 그보다는 그 분이 가진 남다른 서민 사랑의 마음으로 도와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순<왼쪽부터>, 이재오, 김우영, 박춘희

야당의원이 여당 소속 구청장을 도운 일도 있다. 민주당 소속인 김성순의원(송파병)은 올초 국회 예산안 기습통과의 우려곡절속에서도 한나라당 소속인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유치한 국제 기초자치단체장들의 행정올림픽 ‘리브컴(LivCom) 어워드’ 예산의 필요성을 정부에 설득하느라 동분서주 한 끝에 예산배정에 성공했다. 여당에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정부 조차 “사전협의가 없었다”며 거부했던 사안이었다. 선배 구청장인 김 의원은 “국제행사를 유치하느라 박 구청장이 고생했는데, 예산배정을 해주지 않으면 국가적 망신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매각조건을 위반해 송파구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마련된 올림픽스포츠센터를 편법으로 팔자, 박 구청장의 ‘SOS’을 받고 이를 구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 소속 김영배 성북구청장과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도 상부상조하는 사이이다. 최근 보문교 개축식에서 정 의원은 “이곳에 인도교까지 설치할 수 있도록 우리 힘을 합쳐 예산을 따자”면서 김 구청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구청장은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확정과정에서도 정의원과 한나라당 소속 구의원들의 협조속에 삭감의 우려를 깨고 오히려 증액된 예산을 허락받았다.

지역에서 여당 거물 홍준표 전 원내대표와 ‘동거’중인 유덕열(민주당) 동대문구청장도 전농뉴타운내 과학고 유치, 경원선 지하화 등 사업 과정에서 홍 의원의 측면지원을 받고 있다.

<함영훈 선임기자 @hamcho3>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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