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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北 폭로공세에 철저히 ‘무대응’ 이유는…
청와대는 1일 우리 정부가 북한에 3차례 정상회담을 제의하면서 금전적 유혹까지 했다는 북한 국방위원회의 주장을 접하고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은 모두 전화기를 꺼놓았고 다른 참모들도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외교적 관례를 깬 북한의 기습적이고 무책임한 폭로 공세에 한결같이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깬 것은 북한의 발표 직후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관계수석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장시간 대응책을 논의한 뒤였다. 청와대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기로 결정하고 대신 통일부가 논평을 통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침묵을 지킨 것은 북한의 일방적이고 근거없는 주장에 정색하고 대응할 경우 오히려 북한의 전술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비밀 유지’를 원칙으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접촉에 관한 사안의 진위를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강경한 비판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뿌리째 없앨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방위가 조선중앙통신 대답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언급하며 불쾌감을 표시한 점도 청와대가 직접 대응에 나서지 않은 배경 중 하나라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허황된 주장에 일일이 대꾸해 줄 수는 없다”면서 “특히 청와대가 직접 나설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청와대가 대응하지 않고 통일부로 넘긴 것은 북한 국방위의 언론 문답에 대해 대단한 것처럼 청와대가 반응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북한 국방위의 주장을 보고받았지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보 당국은 북한의 기습적 폭로를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는 동시에 이처럼 예상 밖의 돌출 행동을 한 것은 아무래도 북한의 내부 사정 때문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우리 정부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의도보다는 이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애걸하면서 ‘돈봉투’를 제시했다는 북한측 주장은 허위이며, 지난 9일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과 접촉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당국 소식통은 “우리가 일일이 반박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주장은 아전인수격으로 많이 왜곡돼 있다”면서 “우리가 북한에 애걸하면서까지 정상회담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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