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발표가 재건축 등 기존 아파트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수 관망세가 더욱 짙어졌고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 실제로 9000여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는 강동구는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이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2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www.speedbank.co.kr)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과 신도시가 각각 0.03% 하락했고, 경기는 0.01% 내렸다.
전세시장 변동률은 서울 0.02%, 신도시 0.13%, 경기 0.02% 등으로 신도시의 오름폭이 커졌다. 이밖에 인천은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변동이 없었다.
서울 재건축 변동률은 -0.09%로 집계됐다. 송파(-0.39%), 강동(-0.38%), 강남(-0.15%), 서초(-0.03%) 등 강남4구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수 희망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반면, 매도자는 더 이상 가격이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호가를 낮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렇게 매수.매도 가격이 상충하면서 거래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112㎡는 1000만원 하락한 10억9000만~11억6000만원,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112㎡는 500만원 내린 10억8000만~11억원에 각각 시세가 형성됐다.
▶매매=서울은 △강동(-026%), △강남, 도봉, 중랑(-0.09%), △송파(-0.08%), △동작(-0.06%) 순으로 내림세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함께 5차 보금자리 주택 보급 계획이 맞물리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매입을 보류하고 다시 전세로 눌러앉는 추세다.
강동구는 재건축과 일반아파트값 모두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매수자들이 저가 급매물 위주로만 접근하면서 주춤했던 급매물 출시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강일동 강일리버파크가 내림세를 주도, 강일리버파크4단지 109A㎡는 1000만원 하락한 4억8000만~5억원 선이다.
도봉구는 5.1대책 발표 이후 시세동향 문의만이 조금 늘었을 뿐, 매수로 연결되기까지는 여전히 힘겨운 상태다. 창동 삼성 105㎡는 3억8000만~4억3000만원 사이로 한 주간 500만원 하향조정 됐다.
서초구는 구반포주공이 안전진단 심의에 통과됐음에도 불구 거래 움직임은 별반 차이가 없는 편이다. 사업속도에 민감한 재건축이지만, 이미 두텁게 형성하고 있는 매수관망세를 깨긴 다소 역부족한 모습이다. 서초동 신동아1차 95㎡는 지난 주 보다 500만원 내려 7억1000만~7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신도시는 일산(-0.09%), 평촌(-0.08%)이 하락했고, 나머지 3개 지역은 보합을 나타냈다. 6주 만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평촌은 전반적으로 보합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매수세가 적은 중대형아파트가 하락했다. 평촌동 꿈건영5단지 165㎡는 7억5000만~9억원 선으로 2500만원 내렸다.
경기는 △광주, 김포(-0.13%), △의정부(-0.12%), △성남(-0.07%)등이 내림세를 △오산(0.15%)만이 오름세를 보였다.
김포시는 매수세가 약해질 데로 약해진 데다, 한강신도시의 때 아닌 물량공세로 하락했다. 공급이 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으로 일반은 물론 분양권 또한 고전하는 모습이다. 감정동 희영 99㎡는 전 주보다 250만원 내린 1억6500만~1억8500만원 사이다.
성남시는 재건축아파트 신흥주공(2208가구)이 매매가 하락을 이끌었다. 실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변모하다 보니 사업성이 약해진 재건축 보단 새 아파트를 더 선호한다는 것에 일선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수정구 신흥동 신층주공 76㎡는 3억8000만~4억원으로 1000만원 하향조정 됐다.
▶전세=서울은 △도봉(0.38%), △구로, 노원(0.17%), △관악(0.15%), △마포(0.13%), △양천(0.12%) 등이 오르고 △광진(-0.12%), △강동, 성동(-0.14%) 등이 떨어졌다. 전 주(0.04%) 대비 변동폭이 작아지면서 전세시장이 안정을 찾은 듯 보였다.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이주와 5차 보금자리 발표로 잠재적 전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불안감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도봉구는 계속되는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봄 이사철에 중소형 위주로 올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중대형 위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학동 신동아1단지 132㎡가 1000만원 올라 1억8000만~2억3000만원 선이다.
양천구(0.12%)는 지난주(0.23%)에 비해 상승폭은 작아졌지만 여름방학이사를 준비하는 학군수요 문의가 증가했다.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142㎡는 6억3000만~6억8000만원으로 1500만원 올랐다.
반면, 강동구는 비수기의 영향으로 호가가 빠지면서 대형면적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 142㎡는 1000만원 하락해 3억2000만~3억5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신도시는 △산본(0.37%), △중동(0.20%), △일산(0.20%) 순으로 상승했다.
산본은 서울 남부지역 일대에서 유입되는 외부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중소형 전세를 찾는 수요가 꾸준해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산본동 한라주공4단지1차 56㎡는 9000만~1억원 선으로 1000만원 상승했다.
경기는 △평택(0.34%)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고양(0.23%), △성남(0.17%)이 그 뒤를 이었다. 비수기의 영향으로 전세 거래가 줄면서 전주 대비 변동지역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외 나머지 27개 지역은 보합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평택시는 기업체 이전 등의 호재로 전입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용이동 용이2차 푸르지오 110㎡는 500만원 오른 1억3000만~1억5000만원 선이다.
고양시는 중소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량이 여유가 있는 대형 면적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소폭 상승했다. 행신동 햇빛대우코오롱21 161㎡는 1000만원 상승해 2억2000만~2억3000만원 선이다.
반면, 성남시는 전세 수요와 거래가 모두 줄었음에도 소형면적 위주로 여전히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동 주공 46㎡는 6500만~7000만원 선으로 500만원 올랐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