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절도 용의자가 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으려다 중태에 빠져 경찰의 피의자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4일 전북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3분께 정읍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진술녹화실에 설치된 2m 높이의 스프링 장치에 절도 피의자 김모(14ㆍ중3)군이 목을 맨 채 신음하고 있는 것을 담당 경찰관이 발견했다. 김군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 4시께 정읍의 한 전자마트에서 노트북과 USB 메모리칩 등 146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조사를 받던 김군은 경찰관들이 1시간가량 자리를 비운 사이 자살을 시도했다.

김군은 이날 오전 7시30분까지 지구대에서 1차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10㎡ 남짓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사무실로 인계돼 오전 9시10분까지 추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군 부모에게 신병을 인계하려고 김군을 진술녹화실에 혼자 놔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이 경찰은 김군에게 시간을 보내라면서 서너 권의 책을 건넸지만 담당 경찰관은 자리를 비운 채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담당 경찰관은 진술녹화실에 두 차례 왔다갔지만 자살 징후를 눈치채지 못했고 결국 조사가 끝난지 1시간 만인 오전 10시13분께서야 자살을 기도한 김군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군이 조사 과정에서 불안해 하지 않고 침착하게 답변해 자신의 허리띠로 자살을 기도할 줄 몰랐다”며 “나이 어린 피의자가 경찰들이 왔다갔다 하는 강력계에 있는 것보다 정서 안정 차원에서 진술녹화실에 대기하도록 했는데 불상사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담당직원 등을 상대로 감찰 조사한 뒤 문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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