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잠자던 후지산이 결국은 폭발할까’
시즈오카(静岡)현 동부에서 진도 6이 관측된 15일 밤의 지진은 지난 11일의 동일본 대지진 재해를 초래했던 거대지진을 다시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충격적인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지진전문가들은 상상하기 싫지만 걱정이 된다는 시각을 속속 표출함으로써 이제 또다른 관심은 후지산으로 향하고 있다.
진원 부근에서는 거대지진 직후부터 도쿄(東京)와 후지산(富士山)이 가까운 하코네(箱根)에서 지진이 빈발하고 있어 후지산 화산활동을 활발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를 산케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이번의 진도 9.0이라는 거대 에너지 여파가 일본열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곳에서 과거에 지진은 그다지 일어나지 않았다. 상상 외다˝ 방재과학기술연구소ㆍ지진연구부의 마츠무라 쇼죠(松村正三) 연구원이 놀라운 말을 했다.
거대 지진 발생 후 내륙에서 큰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12일의 나가노(長野)현 북부에서 진도 6.7에 이어 이번에는 도쿄 남쪽 이즈(伊豆)지방에서 6.4 지진이 일어났다. 해구형의 거대지진이 발생하면 지각에 관련된 힘이 변화해 내륙직하형 지진이 일어나는 수가 있다. 쓰나미로 약 2만2000명이 사망한 메이지(明治) 29년 진도 8.2의 동일본의 산리쿠오키(三陸沖)지진으로 약 2개월 후에 아키타(秋田)현에서 7.2 지진이 뒤따랐다.
다만, 이번의 이즈지방 지진은 거대지진인 산리쿠오키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플레이트(암판) 구조도 거대지진이 태평양 플레이트인 침몰대인데 반해 이즈지방은 필리핀해 플레이트가 육지 쪽에 충돌하는 곳으로 전혀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이번 동일본 대진재(大震災)의 지진에너지가 무척 컸기 때문에 지진학자 다수는 일본열도가 동일본을 중심으로 지진 활동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이즈지방의 지진과 동해지진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진원지라든가 메카니즈즘이 다르다고 일단 부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거대 지진 영향은 화산대에도 미치고 있다. 도쿄 인근 가나카와(神奈川)현 온천지학연구소에 따르면 하코네 화산 주변에서 거대지진 직후 화산이 빈발하고 15일 저녁까지 최대 4.8의 지진이 약 850회 관측됐다. 화산활동은 눈에 띈 변화가 없지만 칼데라 내의 요동은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나고야(名古屋)대학 지진화산ㆍ방재연구센터의 사기타니 타케시(鷺谷威) 교수는 “화산의 지하는 마그마와 뜨거운 물로 무너지기 쉽기 때문에 지진의 빈발이 유발됐다˝면서 “정직하게 말하면, 기분이 안좋은 건 후지산과의 관계˝ 라고 털어놨다.
후지산 밑 지하로는 약 10년 전 마그마활동과의 관련이 지적되고 있는 저주파지진이 빈발했다. 그 후 평온해졌지만 이번 이즈지방 지진의 진원이 깊이 약 14km라 그 저주파지진의 진원에 가깝다는 것.
사기타니 교수는 “후지산은 대분화로부터 300년이 경과, 언제 분화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번 지진이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어 추이를 주의깊게 보고싶다˝ 고 말했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