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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1부 땅 구하기-(31)고향 땅 상속과 증여, 어떤 게 유리할까
전원행을 준비 중인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귀소본능처럼 자신의 고향을 귀착지로 택한다. 만약 부모가 고향 땅을 증여나 상속을 통해 물려준다면 가장 큰 고민거리인 땅 구하기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물려받은 땅에 집만 지으면 되니 말이다.

그럼 자식이 부모로부터 고향 땅을 물려받을 때 증여(부모가 살아계실 때 이전등기)와 상속(사후 등기) 중 어떤 게 유리할까? 

결론적으로 상속이 더 유리하다. 하지만 나이가 많으신 일부 부모들은 아직도 장남에게 땅을 더 주고 싶어 하고 딸은 출가외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는 동일 지분을 물려주는 상속이 아닌 증여를 택할 수밖에 없다.

고향 땅을 증여나 상속으로 물려받을 경우, 취득-관리-양도 등 단계별로 어떤 득실이 있는지 따져보자.

먼저 증여를 통한 농지 취득 시에는 소재지 읍·면 사무소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농취증)을 발급 받아야 이전등기가 가능하다. 농취증은 취득 후 자경할 수 있는지 여부를 해당 행정기관에서 심사해 발급하는데, 서울과 전라남도 등 통작거리가 너무 먼 경우 농취증이 발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상속에 의한 취득은 농취증 없이 이전등기를 할 수 있다.

그럼 취득 후 관리는 어느 것이 더 유리할까? 증여받아 등기한 경우 본인이 직접 경작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매각처분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반면 상속받아 등기한 경우는 개인 간 임대차할 수 있어 상속받는 게 관리측면에서도 더 유리하다.

부모님으로부터 증여 또는 상속으로 고향 땅을 물려받은 후 나중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매도할 경우 물게 되는 양도소득세는 어떨까?

양도세가 감면되는 ‘8년 이상 자경농지’의 자경기간을 계산함에 있어 농지를 증여받은 경우 자경기간은 증여등기 접수일로부터 8년 이상 재촌·자경해야 1년에 2억 원까지 감면된다.

상속으로 등기한 경우는 피상속인(부모)이 취득해 경작한 기간은 상속인(자녀)이 이를 경작한 기간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피상속인이 재촌·자경한 기간에 상속인이 재촌·자경한 기간을 합산해 8년 이상 재촌·자경하고 양도하면 1년에 2억 원까지 감면된다. 이처럼 8년 자경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도 증여보다 상속이 훨씬 유리하다.


또 부모님이 고향에서 태어나서 농사만 짓다 돌아가셨을 때 농지를 상속 받은 경우, 상속인(자녀)이 도시에 거주하면서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상속일로부터 3년 이내에 양도하면 1년에 2억까지 감면 받을 수 있다. 만약 3년이 지나면 감면은 받을 수 없으나 사업용 토지로 인정돼 일반세율에 장기보유특별공제(10년 이상 30%)를 받을 수 있다.

상속받은 농지의 절세 사례를 들어보자. 서울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A씨는 부모가 고향에서 줄곧 거주하면서 자경한 농지를 지난 2004년 1월 상속받아 친척에게 임대차하다 이번에 사정상 농지를 매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양도소득세가 무려 2억5천만 원이나 된다.

A씨는 피상속인(부모)이 8년 이상 재촌·자경한 농지를 상속 받아 3년이 경과된 상태다. 하지만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66조 제4항에 따른 경작기간을 계산함에 있어서 피상속인이 취득해 경작한 기간은 상속인이 이를 경작한 기간으로 인정하기에, 만약 A씨가 고향에 내려가서 1년만 농사짓고 양도하면 부모님이 농사한 기간과 본인이 농사한 기간(1년)을 합산하므로 1년에 2억 원까지 감면 받을 수 있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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