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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락앤락, 밀폐용기 넘어 글로벌 유통사업 도전
“락앤락은 밀폐용기에 멈추지 않습니다. 세계 시장에 한국제품을 알리는 글로벌 유통업체로 도약하겠습니다.”

락앤락은 플라스틱 밀폐용기 하나로 전세계 주부의 마음을 사로잡은 글로벌 주방용품 기업이다. 한국은 물론 110여개국의 가정에서 락앤락 제품은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제조분야는 아니다. 락앤락 전후로도 이미 수많은 경쟁업체가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락앤락이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는 데는 락앤락 만의 판매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제품 경쟁력은 기본,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생산법인을 통해 현지 내수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초기단계부터 홈쇼핑이나 오프라인 매장 등을 직접 운영하며 세계 시장에 유통망을 구축한 성과가 빛을 발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제조업을 넘어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는 글로벌 유통사업에 도전하는 까닭도 이 같은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이미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락앤락뿐 아니라 타사 한국 중소기업 제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며 “점차 질적ㆍ양적 측면에서 글로벌 유통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최근 신년회의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락앤락의 지난해 매출은 법인별 매출액을 총집계하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매출 규모로만 보면 10조원이 멀어 보일 수 있지만, 현재 매년 30%를 웃도는 고속 성장을 하고 있으며 10년 안에 10조원을 이루겠다는 것도 이같은 성장률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락앤락의 성장동력을 ‘T자형’으로 요약했다. 그는 “밀폐용기의 전문성을 계속 ‘깊게’ 가져가되, 밀폐용기뿐 아니라 생활용품, 아웃도어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게’ 확장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 중심에는 락앤락이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유통업이 자리 잡고 있다.

김 회장은 “이미 중국 시장에선 락앤락이 제조업보다 유통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타오바오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한국 제품을 다루는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고 해외에 20여개의 홈쇼핑 채널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자사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의 유통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은 “밀폐용기가 대표사업이지만 전체 매출에서 밀폐용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0% 수준이며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하고자 세계 시장을 6개 블록으로 나누는 밑그림도 완성했다. 락앤락은 한국ㆍ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중화권, 아세안ㆍ오세아니아, 북ㆍ중ㆍ남미, 유럽, 중동ㆍ아프리카 등 6개 지역에 각 법인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블록화 경영’ 방침을 세웠다.

새로운 사업 분야로, 새로운 시장으로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락앤락의 행보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김 회장은 사람의 미래와 운명은 ‘자기규정’에 달려 있다는 말을 항상 강조한다. “스스로 자신을 무엇이라 규정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능력의 크기가 달라지며 항상 위대하고 높게 목표를 잡을 때 비로소 꿈 같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의미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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