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인 C(32ㆍ여ㆍ대전 둔산)씨는 요즘 아이를 맞길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아이를 맡기던 어린이집이 1주일 동안 방학에 들어간다는 통지를 받았으면서 부터다.
충남 천안에 사는 K(23ㆍ여)씨도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지난주부터 10일간 방학을 시작해 결국 회사에 무급 휴가를 냈다. K씨의 경우는 급히 아이돌보는 곳을 알아 봤으나 결국 찾지 못해 선택한 휴가였다.
최근 대전지역 대부분의 초ㆍ중ㆍ고교가 겨울방학을 맞이한 것과 때를 같이해 일부 어린이집이 보건복지부 지침에도 없는 운영시간 축소 및 단기 방학 등을 실시하고 있어 맞벌이 가정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현행 아동보육시설인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지침상 유치원과 달리 수요자 중심의 보육시설로 공휴일과 일요일만 제외하고 토요일 포함 연중 운영하도록 되어 있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일부 어린이집이 단기간 문을 닫거나 부모와 사전 상의도 없이 토요일에 휴무하는 등 정상 운영을 실시하고 있지 않고 있다.
때문에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 부모들의 경우 ‘토요일에도 운영하지 않아 친인척집에 아이를 맡기에 급급하고 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최근에는 단기방학까지 실시하는 곳이 늘면서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토요일이면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맏겨 왔던 J(30ㆍ공무원)씨는 최근 어린이 집이 방학을 한다는 말을 듣고 강하게 항의했으나 대부분의 어린이 집이 교사들의 휴식을 위해 방학을 하고 있다며 어쩔수 없다는 말에 분통을 터뜨렸다.
J씨는 곧바로 해당 구청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하고 처분을 바랬으나 “대부분의 어린이 집이 교사들의 복지를 위해 여름, 겨울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를 단속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답변만을 들었다.
실제로 보육시설에 대한 지도감독을 담당하는 일선 자치구도 이런 행태를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매년 보육시설에 대한 정책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늘어나는 보육시설에 비해 담당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전시 모 구청 관계자는 지도 점검 및 단속 에 한계가 있어 학부모들의 제보가 있는 경우에만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참여자치연대 금홍섭 사무처장은 “과중한 복지업무로 인해 복지부서 전보를 기피하고 현재 있는 인력도 타부서 전보를 희망하는 등 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어린이 집에 아이를 맡기는 맞벌이 가정에 큰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는 이에 따른 인력지원을 서둘러 지도 단속 및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권형 기자/@sksrjqnr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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