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동훈, 尹담화 하루만에 “특별감찰관 절차 추진”…쇄신압박 [이런정치]
尹대국민담화 하루 만에 입장 표명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속도감 있게”
與 이견 설득은 숙제…“조만간 의총”
친한계선 ‘결단 임박’ 가능성도 거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8일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당은 지금보다 더 민심으로 따르고, 지금보다 더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어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들께 약속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있게 실천하는 것”이라며 “실천이 ‘민심에 맞는 수준’이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하고, ‘속도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국회가 추천 권한을 가진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예고하며 “민심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 모두 국민 앞에서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한 대표의 입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이 이뤄진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가 진행 중이던 전날 오전 국회 집무실을 떠났고,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서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하루종일 침묵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당일 오후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는 입장을 밝히며 ‘지원사격’에 나선 것과 대비됐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기자회견이 사실상 ‘김 여사 감싸기’로 흐르면서 쇄신 의지가 퇴색됐다는 지적과 함께, 한 대표가 ‘숙고’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다.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한 대표의 뜻은 대통령실에 대한 ‘지원’이자 동시에 ‘쇄신 압박’으로 해석된다. 특별감찰관은 지난달 23일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임명 의지를 밝히면서 수면 위로 떠오른 주제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전화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지 나흘 만인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의 사과 ▷참모진 개편 및 개각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과 함께 특별감찰관 수용을 공개 요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특별감찰관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추천이 오면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당연히 임명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특별감찰관 문제에 대한 당 내 이견은 한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별감찰관 문제는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와 연동된 국민의힘의 ‘원내 전략’이자, 거대야당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한 대표는 북한 인권재단 이사 문제와 무관하게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밟겠다는 것으로, 당 내에선 앞서 “민주당에 대해 사과 요구도 안 하고 무조건 우리 갈 길을 가겠다는 게 과연 맞는가(권성동 의원)” 등의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의원총회를 조만간 하도록 하겠다”며 “의견을 듣고 최종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친한계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당분간 대야 공세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쇄신 의지를 밝힌 만큼, 대통령실의 후속 조치를 주시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이후 펼쳐질 정국을 대비할 것이란 해석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자칫하면 보수의 ‘배신자’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예상되는 ‘김건희 특검법’ 국회 재의를 기점으로 한 대표의 ‘결단’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친한계 지도부 인사는 “독소조항이 많은 민주당의 특검법은 우리도 반대한다”라면서도 “(이달 말)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많이 나올 것 같은데, 그것을 계기로 ‘절충안’을 준비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한 대표는 특검 자체에 호의적이지 않지만, 민심이 원한다면 한 대표도 결단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newkr@heraldcorp.com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