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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예산 0원이지만”…50돌 맞은 서울독립영화제 28일 개막
5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동현 집행위원장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많은 독립영화 작품들이 오늘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10년 뒤 미래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잠재력이 쌓이고 있는 바다 같아요.”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50돌’을 맞은 국내 최대 규모 독립영화제인 서울독립영화제가 오는 28일 개막한다. 내년 정부 지원 예산이 ‘0원’으로 전액 삭감된 여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다인 1704편의 영화가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됐다.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측은 5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최근 몇 년간의 주춤세를 단번에 뛰어넘었다”며 “출품작의 대폭 증가는 영화 산업의 변화와 창작자, 관객의 다양성에 대한 적극적인 요구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5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동현 집행위원장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출발한 서울독립영화제는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행사다.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넓혀 가는 독립영화를 지원하고 현주소를 조망하는 장으로서 지난 반세기 동안 발자취를 남겼다. 올해 슬로건은 50주년을 의미하는 숫자와 무한대의 미래를 의미하는 ‘오공무한대’(50 to Infinity)다.

출품작은 작년보다 330편 늘어난 1704편이다. 이 중 극영화(단편 65·장편 25) 90편, 다큐멘터리 21편, 실험영화 6편, 애니메이션 16편 등 총 133편이 상영된다. 출품작 중 47.4%가 여성 감독의 창작물이다. 전년(48.8%)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나 여성 창작자 2017년 31%를 기록한 이래로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총상금은 8800만원으로 작년(1억원)보다 감소했다. 올해 지원 예산 삭감의 여파로 상금도 줄었다고 집행위원회 측은 설명했다.

5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배우 백현진이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연합]

정부안에 담긴 내년 지원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다. 다른 영화제들이 공모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측의 이유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예산 관련) 안정성이 없는 상태에서 앞으로도 계속 영화제를 지속할 수 있을지 확답하기 어렵다”며 “예산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어서 기대를 갖고 정부와 영화진흥위원회에 청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개막작으로는 영화음악 감독이자 배우인 백현진이 제작하고 박경근 감독이 연출한 ‘백현진쑈 문명의 끝’이다. 지난해 선보인 실험적 연극 ‘백현진쑈: 공개방송’을 기록한 작품으로 공연 당시 배우들의 연기와 백현진의 내면을 담았다. 박 감독은 “기록을 위해 시작했으나 영상으로 옮기는 편집 과정에서 ‘영화적’으로 풀게 된 영화”라며 “무대 현장이 (영상에서) 사라지는 게 많았고, 반대로 현장에 없던 것들이 (영상에서) 보이는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본선 단편 경쟁에는 27편의 작품이, 이어 본선 장편 경쟁에는 12편의 작품이 올랐다.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측은 “올해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극영화가 다수 발견됐다”며 “한국영화 산업 전반의 침체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이전보다 한층 단단하고 다양해진 영화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고 했다.

본선 장편 경쟁 심사위원을 맡은 감독 방은진이 5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서울독립영화제 배우프-60초 독백 페스티벌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권해효가 5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배우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도 진행한다. 올해 7회를 맞은 배우프로젝트는 독립영화의 신진 배우를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역대 최다인 4856명이 지원했다.

초기 필름 영화를 복원·디지털화하는 ‘독립영화 아카이브전’도 열린다. 유현목 감독의 ‘손’,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등 1960년부터 1990년까지의 영화 6편을 선보인다.

해외 초청으로는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야마나카 요코 감독의 신작 ‘나미비아의 사막’, 초기 작품을 위해 촬영했던 푸티지를 활용해 완성한 지아장커 감독의 신작 ‘풍류일대’, 왕빙 감독의 청춘 삼부작에서 2부와 3부에 해당하는 ‘청춘(하드 타임즈)’와 ‘청춘(홈커밍)’ 등 주목되는 아시아 영화 8편이 상영된다.

영화제는 내달 6일까지 CGV 영등포·압구정·청담씨네시티 등에서 9일간 진행된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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