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동생을 업고 걷는 가자지구의 5살 소녀. [알라 하무다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달보다 아빠가 보고싶어요.” (가자지구 소녀 카마르 수부)
가자지구 난민촌에서 한 살 어린 여동생을 들쳐업고 달리는 6살 언니의 모습이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은 가자지구에서 폭격으로 가족과 떨어져 여동생과 둘만 남게 된 카마르 수부(6)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 살던 카마르의 가족은 먹을 것이 없어 피란길에 올랐다. 이후 뒤 어머니, 형제자매 6명이 가자 중부 부레이 난민촌에 지내고 있다. 탈출 도중 카마르의 아버지는 가족과 헤어지게 돼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
카마르의 사연은 지난 21일 팔레스타인 기자 알라 하무다가 가자지구 중부에서 다리를 다친 여동생을 등에 업고 가던 그를 촬영하면서 알려졌다. 기자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 영상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처참한 현실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영상을 촬영하던 당시 카마르는 동생 수마야(5)와 함께 새 옷과 신발을 사고 더 어린 동생의 기저귀와 우윳값을 벌기 위해 과자를 팔러 나가던 길이었다. 그러던 중 수마야가 차에 치여 다리를 다쳐 걸을 수 없게 되자 작은 몸으로 동생을 들쳐업고 병원으로 데려갔다.
언니의 도움으로 동생은 치료를 받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구급차가 없던 병원은 아이들을 난민촌으로 데려다줄 수가 없었다. 카마르는 여동생을 등에 업고 땡볕 아래 왔던 길을 되돌아가던 중이었다.
이미 1시간 넘게 고된 귀가길을 걷언 카마르는 기자를 보고 “정말 그립다. 달보다도 아빠가 그립다”며 “집에 돌아가서 고모들도 보고 싶고 아빠도 보고 싶다. 모든 가자지구 사람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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