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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미국 남부 경제 성장의 소울메이트

이 시각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는 누구일까. 아마도 3억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테일러 스위프트가 가장 유력하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남부의 컨트리 음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흥미롭게도 한때 고루하다고 여겨졌던 컨트리 음악이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그녀가 자란 테네시주의 내슈빌은 이러한 컨트리 음악의 성지로 불리며, 매 주말마다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그곳의 음악과 문화를 즐긴다.

미국 남부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통적이고 목가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챗GPT를 통해 ‘미국 남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검색해보면 ‘컨트리 음악’, ‘플랜테이션 농업’, ‘소울푸드’ 등의 키워드가 결과로 나온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보낸 앨라배마주의 시골은 전형적인 남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컨트리 음악은 바로 이러한 지역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재밌는 점은 컨트리 음악이 새롭게 유행을 맞이했듯 남부도 경제 성장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가 확산되면서 생활비가 비싼 대도시를 떠나 저렴한 생활비와 온화한 기후를 찾아 이주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했다. 조지아·텍사스·플로리다·테네시 등의 주들은 기업 유입과 일자리 증가, 낮은 세금과 생활비 덕분에 이주민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링크드인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신입 직장 채용이 가장 많은 상위 10개 도시 중 6개가 남부 지역에 속해 있을 정도로 그 추세가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최근 한국 기업들의 남부 지역 진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조지아와 텍사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태양광 등 첨단 산업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속속 자리를 잡았고, 이들의 협력 제조업체들도 동반 진출하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남부는 우리 기업 진출의 새로운 교두보로서, 지역 경제의 성장과 함께 더욱 큰 시너지를 가져오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시장에는 언제나 기회와 위험 요인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남부는 역사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제조업 활성화 기간이 짧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신규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경제적 혜택을 부여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그러나 동시에 전문 인력 수급과 산업 부지 확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기회와 위험 요인 모두를 면밀히 살피고 대비해야 한다. 최근 우리 기업의 진출 러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 기업 상황에 맞는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세울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하는 이유다.

얼마 전 애틀랜타 시내에 위치한 한국 치킨 브랜드 매장을 방문했다. 흔히 소울푸드라고 불리는 프라이드 치킨의 고향인 남부에서 한국 치킨 매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 미국의 새로운 경제 성장 무대가 된 이곳에서 우리 기업들은 러닝메이트가 되어 함께 성장하고 있다. 미 남부와 우리 기업들이 진정한 ‘소울 메이트’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회승 코트라 애틀랜타무역관 과장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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