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경고'…“시사 방송이 광고방송화” 지적 이어
2023년 6월7일자 SBS ‘모닝와이드 3부’에서 남녀 아나운서가 직접 PPL 음료를 마시는 장면. [SBS]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상파에서 이런 정도의 심각한 규정 위반을 한 건 처음 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류희림 위원장은 28일 전체회의에서 심의에 오른 SBS TV 아침 시사교양 프로그램 ‘모닝와이드 3부’ 지난해 6월 7일 등 방송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과도한 간접광고(PPL)에 위원장 뿐 아니라 방심위원들은 비판을 쏟아냈고, 결국 법정 제재 중징계인 ‘경고’를 의결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PPL 상품인 특정 음료를 과도하게 부각해 보여주고, 남녀 아나운서가 해당 음료를 마시는 장면까지 방송해 시청 흐름을 방해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4월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기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실제로 방송에서 남자 아나운서가 “오늘 속부터 든든하게 채우고 가실까요”라고 말한 뒤 PPL 음료를 제조한다. 이후 여자 아나운서가 “몸도 마음도 힘이 나는 여러분의 하루. 모닝와이드가 함께합니다”라고 말하고, 두 사람이 함께 시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런 식의 음료 PPL이 6월 7일, 12일, 13일, 7월 6일, 11일에 고스란히 방송을 탔다.
지상파에서도 기존 예능 등에서는 과도한 PPL 노출이 종종 지적돼왔지만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가 직접 간접광고에 참여하고, 심지어 전 CM(광고) 직후 아나운서의 시연이 이어진 것은 찾기 어려운 사례라 방심위 회의에서도 논란이 됐다.
의견진술에 참석한 SBS 측은 “예능·드라마 외 교양에서의 PPL은 처음이라 형식에 집중했다. 광고주의 과도한 요구도 있었고, 간접광고는 전액 제작비로 투입돼 외주 제작비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욕심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정수 위원은 “이건 지상파 프로그램이 아니고 홈쇼핑 수준”이라며 “전 CM 이후 바로 나온 것도 그렇고 심지어 이어지는 아이템도 건강 아이템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강경필 위원도 “9번이나 방송됐고 자체 심의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시사 방송이 거의 광고 방송화됐다”라고 비판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방송사 경영이 힘들어 간접광고 유혹이 많겠지만 지상파에서 이런 정도의 심각한 규정 위반을 한 건 처음 본다”라고 했다.
SBS TV ‘모닝와이드’는 매주 월~토요일 오전 6시에 1~2부는 뉴스, 3부는 시사교양으로 진행됐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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