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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핼러윈 앞둔 주말 홍대 가득 메운 시민들…경찰, 사고 대비 순찰 강화[르포]
26일 저녁 서울청 기동순찰1대 도로순찰 현장 동행취재
저녁 9시 홍대 밀집 인원 8만8천~9만명…곳곳 인산인해
바리케이드 치고 경광등 흔드는 경찰 포진에 시민들 안심
핼러윈데이를 닷새 앞둔 26일 저녁 9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1대 소속 경찰들이 홍대 거리 순찰에 나서고 있다. 이용경 기자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핼러윈데이를 닷새 앞둔 26일 토요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 거리 곳곳에는 경광봉을 든 경찰 수십명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민들의 원활한 통행을 확보하는 등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헤럴드경제는 26일 저녁 9시부터 한시간여 동안 홍대에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1대 소속 경찰 27명과 함께 도보 순찰 활동에 동행했다. 관할서인 마포경찰서 경력 등을 포함하면 이날 총 331명의 경찰이 홍대 지역에 투입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홍익문화공원에서 KT&G 상상마당을 지나 홍대 관광특구와 레드로드까지 이어지는 거리 곳곳에는 주말을 즐기러 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홍대 관광특구에는 이날 저녁 9시부터 10시 사이에 사람들이 가장 붐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간대 실시간 인구 추이를 보면, 최소 8만명 이상으로 추정됐다.

홍대 삼거리포차 등 거리에 있는 음식점과 술집에는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클럽과 술집 앞에는 긴 대기줄이 이어져 있었다.

핼러윈데이를 닷새 앞둔 26일 저녁 9시 홍대 거리에 있는 술집 앞에 경찰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이용경 기자

경찰 7~8명씩을 1개팀으로, 총 4개팀을 편성해 순찰에 나선 경찰들이 한꺼번에 지나가는 모습에 일부 시민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머금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거리에는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서로 즐겁게 사진을 찍는 시민들과 스파이더맨, 데드풀 캐릭터와 같은 복장을 입고 핼러윈 코스프레를 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기동순찰대는 간혹 코스프레용으로 총이나 칼 모형의 도구를 갖고 있는 시민을 발견하면 그 즉시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은평구에서 발생한 흉기 사건에 대한 경각심에 따라 사전에 범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날 경찰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밀집이 우려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지자체에서는 통행로를 좌우로 나눠 안전 사고에 대비했다. 곳곳에 경찰들이 포진돼 있어서인지 시민들은 수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감을 느끼고 토요일을 즐기는 듯 했다.

친구들과 핼러윈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홍대를 찾았다는 대학생 정모(25) 씨는 “사람은 많은데도 걱정스러운 상황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라며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주말에 어디 가는 건 주저했었는데 조금씩 일상으로 회복돼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핼러윈데이를 닷새 앞둔 26일 저녁 9시 시민들이 도로에 설치된 좌우 통행로에 양쪽으로 안전하게 이동하고 있다. 이용경 기자

마포구청과 마포소방서 신속대응팀도 홍대 거리에 상주하며 안전 사고에 대비했다. 기동순찰대는 마포소방서 관계자들과 만나 현장 특이사항에 대해 공유하기도 했다. 이날 저녁 9시 30분 기준으로 신속대응팀이 응급처치한 시민들은 총 4명(남성 2명, 여성 2명)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모두 몸이 안좋다며 찾아와서 긴급한 응급 치료만 하고 귀가토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기동순찰대는 레드로드에 이르러 더 분주히 움직였다. 핼러윈 기간 ‘차 없는 거리’로 설정돼 진입이 금지됐는데도 일부 배달기사들이 이를 어기고 오토바이를 몰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10분 만에 대략 오토바이 5대가 연이어 적발됐다. 20대 배달기사 홍모 씨는 과태료 3만원을 부과받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교통통제 안내 표지를 못 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 다음부터는 잘 지키겠다”며 오토바이를 손으로 끌고 갔다.

교통통제 표지를 못 봤다는 일부 배달기사들은 “왜 도로 초입부터 진입을 막지 않고 보여주기식으로 단속을 하냐”며 따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구역은 핼러윈데이와 무관하게 주말에는 정해진 시간에 차량 통행이 금지된 곳”이라며 “특히나 핼러윈을 앞둔 오늘처럼 인파가 몰리게 되면 차량에 의한 사고 발생 위험도 높기 때문에 규정을 준수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설명했다.

핼러윈데이를 닷새 앞둔 26일 저녁 9시 홍대 레드로드에서 통행금지를 위반한 배달기사가 과태료를 부과받고 있다. 이용경 기자

이날 홍대에는 경찰과 지자체, 소방의 노력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김용혁 서울청 기동순찰1대장은 27일 오전 2시 20분께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오전 2시까지 가시적 순찰활동을 실시했고 기동순찰대에서 처리한 특이한 사건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홍대에는 마포구 16개동에서 나온 자율방범순찰대원 40여명도 현장 안전을 위해 힘을 보탰는데, 이들은 26일 오후 7시 50분부터 27일 새벽 1시까지 근무했다.

경찰은 이달 25일부터 31일까지 핼러윈 기간 인파 밀집 지역인 홍대, 이태원, 강남 등지에 기동순찰대를 포함한 경찰 3000여명을 배치하고 범죄와 안전사고 예방 관리에 나선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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