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국립공원서 나비 92종 포함한 곤충 수백마리 밀수 혐의
공원 관계자 “훔친 곤충들, 이미 모두 사망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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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탈리아 국적의 아버지와 아들이 스리랑카의 한 국립공원에서 곤충 수백 마리를 훔치려다 걸려 2억6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8일 이탈리아 출신 루이지 페라리(68)과 그의 아들 마티아(28)가 스리랑카 야라 국립공원(Yala National Park)에서 나비 92종을 포함한 수백 마리 곤충을 밀수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공원 관계자들이 밝혔다.
당시 공원 관계자는 공원 인근에 의심스러운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방충망을 소지한 두 남자가 숲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순찰 대원들이 차량을 찾아낸 결과, 차량 트렁크 안에서 곤충이 들어있는 수백 개의 항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원 관리인 수지와 니샨타는 “발견된 곤충은 300마리 이상이었다”면서도 “곤충들은 이미 죽어있었다. (루이지와 마티아는) 병에 화학물질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루이지 페라리는 발과 발목 부상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 의사였고 친구들은 그를 ‘곤충 애호가’로 표현했다. 또 루이지는 이탈리아 북부 도시인 모데나의 곤충학 협회 회원이기도 했다.
이들은 국립 공원에서 동물 유인 물질을 이용해 곤충을 끌어들였고 왁스 봉지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곤충을 보존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당시 스리랑카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현재까지 스리랑카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달 초 곤충을 불법을 수집· 소지·운반한 혐의로 현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 받았다. 그 결과 야생 동물 범죄에 대한 역대 최고 벌금 수준인 6000만스리랑카루피를 물게 됐으며, 이는 한화로 2억6000만원이 넘는다.
이들 부자는 오는 24일까지 벌금을 다 갚지 못하면 징역 2년에 처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